10MHz 자존심…5G 경매, LGU+에 달렸다

실리냐, 자존심이냐...LG 선택이 판 좌우할 듯

방송/통신입력 :2018/06/15 10:35    수정: 2018/06/15 10:36

5G 주파수 경매의 향방은 LG유플러스의 대응 전략에 따라 최종 결과가 뒤바뀔 전망이다. 10MHz 폭의 주파수 확보량 차이를 두고 경매 비용의 실리를 택할지, 5G 상용화 첫 단계에서 자존심을 택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대목이다.

15일 이동통신 3사 간 대역폭을 결정하는 5G 주파수 1단계 경매가 시작된 가운데, 최대 화두인 3.5GHz 대역의 할당 폭을 두고 KT와 LG유플러스의 수싸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5GHz 대역에서 공급되는 주파수 총량은 280MHz 폭이다. 100MHz 총량 제한에 따라 이통 3사가 나눠가질 수 있는 주파수 양은 100MHz, 90MHz, 80MHz 등 사실상 세 가지 안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3.5GHz 100MHz 폭 물러설 일 없는 SK텔레콤

주파수 경매 전략은 어느 통신사나 함구해야 하는 회사 기밀이고, 주파수 확보는 이통사에게 향후 수년간 사업 뒷받침이 되는 만큼 치밀하게 준비한다.

다만 SK텔레콤이 3.5GHz 대역에서 100MHz 폭 확보를 사수할 것이란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총량제가 100MHz로 결정되기 직전까지 최대 120MHz 폭을 할당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주파수 확보에 대해 물러서지 않는 회사다.

SK텔레콤은 주파수 확보를 위한 예산 책정의 측면에서도 후발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에 밀릴 이유가 없다.

이에 따라 사실상 남은 180MHz 폭을 두고 KT와 LG유플러스의 싸움이 남는 셈이다. SK텔레콤은 두 회사의 경쟁이 조기에 종료돼 라운드 진행을 최소로 줄여 정부의 제시가격에 증분이 덜 붙길 바랄 뿐이다.

■ 90MHz의 자존심, 80MHz의 실리 경매

180MHz 폭의 분배 시나리오는 간단하다. 90MHz 씩 양분하거나 한 쪽이 100MHz를 가져가면 다른 한 쪽이 80MHz를 확보하는 식이다.

KT는 5G 세계최초 상용화 선언 등 국내 이통사 가운데 5G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회사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KT는 SK텔레콤처럼 공공연하게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3.5GHz 대역의 100MHz 폭 할당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KT는 LG유플러스가 일찍이 80MHz 폭을 선택하길 바라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80MHz 폭을 조기에 택하면서 최저가 낙찰가를 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다.

5G 서비스 첫 단계에서 경쟁사는 모두 100MHz 폭을 확보하고 있는데 5G 전국망 주파수를 20MHz 폭이나 뒤처지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과거 3세대 이동통신 표준에서 홀로 왕따된 과오를 반복할 수 없다는 기류도 있다.

또 서비스 초기 단계에서 마케팅 우위를 내주고 주파수 폭에 따라 기지국을 더욱 촘촘히 구축하는 비용의 문제도 고민할 부분이다.

하지만 10MHz 폭을 더해 90MHz를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큰 이점이 없다. 쉽게 물러서지 않을 KT와 경매 과열 양상으로 번져 80MHz보다 10MHz를 더 확보할 때 자본 투자 대비 효율성이 더 낫다는 걸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

똑같은 경매 과열이라면 100MHz에서 물러서지 않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 KT와 동등한 90MHz 폭을 택하면서 낙찰가격을 올리느니 주파수 확보 우위에 서보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만 5G 상용화 단계에서 수익성을 갖춘 사업모델 발굴하지 못한채 주파수 확보량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 올해 초 MWC 현장에서도 수익모델이 보이지 않는다고 가장 깊은 고민을 드러낸 인물은 권영수 부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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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90MHz 확보에 열을 올리지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파정책 한 전문가는 “이통 3사가 모두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2021년 주파수 재할당 시점에 공급될 5G 주파수 대역폭”이라며 “얼마나 많은 5G 주파수가 추가로 공급될지 알 수 없지만 비즈니스 모델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추가 할당 주파수를 고려한 경매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