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에서의 노동시장과 직장인

[니콜라스 뮬러 칼럼] 블록체인과 채용의 결합

전문가 칼럼입력 :2018/07/26 15:46

니콜라스 뮬러 탈라오 CEO
니콜라스 뮬러 탈라오 CEO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생존을 위한 노동은 숙명이며, ‘9시부터 6시까지 8시간 노동을 통해 생존한다’ 라는 직업관이 당연했다. 지금은 2018년이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가운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를 지탱해 왔던 매일 하던 ‘출근’과 노동 그리고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기준이 송두리째 진화하고 있다.

더구나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에 탄생한 세대로 인터넷, 디지털이 기기가 어려서부터 삶의 환경, 교육,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에 녹아 있는 세대를 가르킨다.)가 사회의 주된 노동 인력이 되고, 사회의 중심 인력이 되면서 노동이라는 개념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밀레니어 세대는 자신의 삶에 방식에 적합한 노동을 선호하지 거대 기업에 모든 사람이 동일한 방식으로 출퇴근하는 노동을 꿈꾸지 않는다.

자신의 노동력은 자신의 선택과 삶 속에서 본인 스스로 관리하기를 원한다.이를 반증해주 듯 2017년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1억명 이상의 프리랜서가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는 2025년까지 다국적 기업의 50% 인력은 프리랜서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픽사베이)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근간 개념이 된 ‘탈중앙화’ 블록체인과 노동에 대한 변화된 개념을 접목해 탄생한 것이 ‘탈라오’(https://ico.talao.io/?lang=ko)가 시작한 서비스다. ‘탈라오’는 'Talent Autonomous Organization'을 합성해서 만든 명칭이다.

먼저 탈라오는 앞서 이야기한 1억명의 전세계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이력과 전문력에 적합한 프로젝트를 알선 받거나 소개받는 일에 디지털 플랫폼 사용이 미미하다는 점을 보고 서비스를 만들었다. 특히 프리랜서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정착된 직업군은 사실 전문가 영역이 더 뚜렷하다. 그러나 전세계 전문 프리랜서 중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20% 정도라는 수치가 나왔다.

탈라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설명하는 예시를 살펴보자. 홍길동씨는 항공우주 분야의 뛰어난 엔지니어이자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홍길동 씨의 전문 분야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유럽 기업에서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홍길동 씨의 특수한 전문 인력을 우리나라 대기업이 상시 인력으로 고용해봐야 서로 간의 방향과 수요가 맞지 않는다. 기존 홍길동씨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특수 알선 업체를 통해(헤드 헌터가 아닌 프리랜서 대상의 중개업체) 프로젝트를 주선 받고 고용이 되는 경우 프로젝트 수행료의 20%는 알선 업체에게 지불해 왔다. 이것이 현재까지의 실례이다.

그러나 홍길동씨는 탈라오라는 기업을 알게 됐고, 탈라오 서비스인 인증된 탈렌트 커뮤니티(certified talent community)에 가입하게 됐다. 인증된 이력서를 제출하고 50유로의 보증금을 내어 자신의 이력서를 저장하고 자신의 이력 금고(reputation vault)가 생긴다.

기업 입장을 들여다보자. 이제 북유럽 거대한 A항공기 제조사가 홍길동씨가 일하는 영역의 전문가를 다급히 필요로 한다. 기밀 유지도 해야 하며, 그런 고난이도의 전문 인력을 빠른 시간안에 찾아서 짧은 프로젝트 기간안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제 항공기 제조업체는 탈라오의 탈렌트 커뮤니티에서 탈라오 토큰을 사용하여 전문가들의 프로젝트 이력이 담긴 금고의 문을 열어 그들의 이력과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기업은 탈라오의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인증되어 신뢰할 만한 프리랜서 인력을 짧은 시간 안에 찾아낼 수 있으며, 프로젝트를 목표하는 기간내에 수행할 수 있다. 탈라오는 기업과 프리랜서 엔지니어와의 이러한 거래소 역할을 하는 곳이 이다.

■ 블록체인, 중개소 없는 채용시장 만들까

탈라오 서비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블록체인 인증 프로토콜을 활용하여 인재들이 직접 본인의 커리어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인이 수행했던 성공적인 프로젝트와 보유 기술, 전문 데이터 등을 모두 이력 금고에 저장할 수 있다. 기업에게 제공한 기술을 통해 받은 업무, 신뢰도 평가 또한 저장하여 평판을 보유할 수 있다. 이런 탈라오가 현재 ICO(https://ico.talao.io)를 진행하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은 거부할 수 없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질문은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가 살아 숨쉬는 현실을 얼마나 바꿔 놓을 것인가'이다. 탈라오의 어드바이저이자 프랑스 철학자로 유명한 가스파드 코엔(Gaspard Koenig) 이런 질문을 세가지로 나눠 대답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토큰 경제’의 등장을 먼저 꼽는다. 마치 탈라오가 이더리움 기반의 탈라오 토큰을 발행하는 것처럼 블록체인의 도입으로 많은 기업이나 서비스가 각자의 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각 조직마다 혹은 영향력을 미치는 개인마다 자신의 화폐를 발행하거나, 자신이 선호하는 화폐를 사용하고자 하는 꿈을 꿔왔다. ‘토큰 경제’에서는 이것이 현실화된 셈이다.

토큰 경제의 특징은 미들맨 즉 중개소가 필요 없어지므로 탈중앙화가 일어난다. 동시에 암호화로 인해 조작이 불가능하고 수수료라는 개념이 사라지게 된다. 당연히 중개소 역할을 해 왔던 많은 기관들 심지어 정부까지도 그 역할과 그들에 대한 기대가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개소가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 실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재정적 영향에서 시작해 큰 틀의 정치적 모습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1차 산업 혁명 이후 수직적 구조를 갖췄던 사회의 모습과 정부의 역할이 이제는 서로 원형으로 모습을 이루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에코시스템의 형태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현대 사회 전체가 큰 실험 정신을 가지고 각자 귀속된 사회에 참여해야 하는 새로운 시민의식이 요구될 듯하다.이러한 것을 두고 현대 철학적 개념으로는 ‘리퀴드 데모크라시(liquid democracy)’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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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규제와 기준을 필요로 할 때 정부가 어느 날 새로운 규제를 만들고 발표해야 하는 책임과 원망을 오롯이 끌어안기 보다, 새로운 경제 체재와 새로운 규제를 원하는 책임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부와 원활히 소통을 해야만 한다.

이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결국 리퀴드 데모크라시 시대를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탈라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흐름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기업이 많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업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적으로도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은 유기적 조직이 서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세계로 발돋움할 것이라 여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니콜라스 뮬러 IT컬럼니스트

니콜라스 뮬러는 프랑스 출신의 기업가이다. ESCP 유럽 경영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첨단 기술 산업의 스킬 및 노하우 관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5년간 IT 컨설팅, 엔지니어링 서비스 분야에서 다수의 주요 기업들과 일했으며, 주로 항공 및 우주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2년 고위급 전문가의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하는 컨설팅 회사 ‘Humanoe’를 설립하였다. 2015년에는 3만명이 넘는 전세계 전문가들에게 항공 및 우주 분야의 기업들을 직접 빠르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탈라오 웹 플랫폼을 공동 창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