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NXP 인수 무산…"美中 갈등 희생양"

IT 업계 "글로벌 M&A에 찬물 끼얹는 사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7/27 10:29    수정: 2018/07/27 10:30

글로벌 1위 통신 칩 업체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인수·합병(M&A)이 중국의 승인 거부로 결국 좌절됐다.

업계는 "퀄컴이 미-중 무역갈등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됐다"면서 향후 정보통신(IT) 업계 M&A 전망에도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반독점 당국이 퀄컴의 NXP 인수를 허가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퀄컴은 훗날 역사에서 미-중 무역갈등의 최대 희생자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스티븐 몰런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NXP 인수를 위한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퀄컴과 NXP의 인수 계약 마감 시한이었던 이날까지도 인수 승인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퀄컴과 NXP의 합병을 사실상 '불허'한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았던 이번 계약은 중국이 거부함에 따라 더 나아가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퀄컴.

통신 칩 1위인 퀄컴이 3대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를 440억 달러(약 49조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은 '세기의 거래'로 불렸다. 그러나 고배를 마신 퀄컴은 NXP에 20억 달러의 계약 중도해지금(Termination fee)을 지급하고 인수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퀄컴은 NXP 인수 선언 후 한국과 미국, 일본 등 9개 관련국 중 중국 정부의 승인만 받지 못했다. 중국이 퀄컴의 NXP를 저지한 것은 미국이 올 초부터 중국 통신업체인 화웨이와 ZTE, 차이나모바일 등을 하나둘 제재해 이를 보복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퀄컴에 실패를 안긴 미-중 무역갈등이 향후 IT업계가 추진하는 M&A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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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앞으로도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요 2개국(G2)의 갈등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퍼지는 모습이고, 반도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매번 반독점 심사를 할 때마다 IT기업들이 좌절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자회사 '페이스북 테크놀로지'Facebook Technology)'를 중국 항저우에 설립하려 했던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도의 계획도 수포로 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