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T모바일, '4조원 5G계약' 어떻게 성사됐나

5G 특수로 '부진 탈출 vs 넘버3 탈피' 의기 투합

방송/통신입력 :2018/07/31 16:29    수정: 2018/07/31 16:3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5G에 올인하겠다.”

미국 통신시장의 '넘버3' T모바일이 사상 최대 5G계약을 발표하면서 '5G 올인' 선언을 했다. 계약 상대방은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노키아다.

두 회사는 30일(현지시간) 35억 달러(약 3억9천억원) 달러 규모 5G 계약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노키아와 T모바일의 이번 계약은 그 동안 성사된 5G 관련 계약 중에선 최대 규모다.

존 레저 T모바일 CEO (사진 =씨넷)

■ T모바일, AT&T-버라이즌과 치열한 5G 경쟁

이번 계약에 따라 노키아는 T모바일에 5G 기술 모든 것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일괄 공급하게 됐다. 노키아는 T모바일의 600MHz와 28GHz 밀리미터파에 사용될 5G망을 우선 구축할 예정이다.

T모바일은 이르면 내년초부터 뉴욕, 로스엔젤레스, 댈러스,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주요 도시부터 5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에 대해 테크스팟은 "T모바일 발표를 살펴보면 단순한 장비 구매가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 관계인 것 같다"고 높이 평가했다.

노키아와 T모바일의 5G 계약은 두 회사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전격 성사됐다.

핀란드에 있는 노키아 본사 건물. (사진=씨넷)

현재 미국 시장에선 5G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AT&T, 버라이즌 등 양대 강자를 비롯한 거의 모든 통신사들이 5G 시대를 외치고 있다.

AT&T는 올초 연내 미국 내 12개 도시에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다른 미국 통신강자인 버라이즌은 지난 해 올 하반기 중으로 5G 기술을 본격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선언만 있을 뿐 제대로 된 서비스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장 넘버3인 T모바일은 5G만은 최고가 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인 시장 양대 강자인 AT&T와 버라이즌의 5G 서비스에 대해선 “가짜”라면서 강하게 비판해 왔다.

‘올인 전략’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도 이런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 실적부진 노키아, 5G로 분위기 전환 노려

노키아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일단 노키아는 최근 들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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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압박을 받던 라지브 수리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통신사들이 5G 망 구축 작업에 나서는 올 하반기부터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달래 왔다.

이런 상황에서 T모바일과 4조원에 육박하는 계약을 끌어내면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에릭슨, 화웨이 등 다른 장비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가게 됐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