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갤노트9 출시 첫날…"태풍에 한산, 판매는 무난"

"512GB 비중 절반 이상…폴더블 대기 수요자도"

일반입력 :2018/08/24 17:41    수정: 2018/08/24 18:07

"오늘 태풍의 영향 때문에 손님이 평소보다 많이 없지만, 갤럭시노트9 사전개통일부터 시작된 일반 판매 성과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전작보다는 적지만 팬층의 새 S펜과 대용량 스펙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무난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출시 첫 날인 24일 서울 서초구 일대의 이동통신사 매장 관계자들은 제품에 대한 시장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갤럭시노트9은 지난 9일 공개된 이후 13일부터 20일까지 사전예약이 진행됐다. 사전개통은 지난 21일부터 시작됐으며 기상악화의 영향으로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대부분의 매장은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다만 이통사 매장들이 사전개통을 시작한 21일부터 일반판매를 시작하면서 대략적인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 한 이통사 매장 관계자는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한 자릿수 초반 정도의 고객이 갤럭시노트9을 구매했지만, 일반판매를 시작한 21일부터 20대 가량이 추가 판매됐고 사전예약된 50대 가량의 물량이 두 대를 남기고 사전개통됐다"며 "전작보다는 낮지만 찾아오는 분이 늘어나고 있고 주말에 날씨가 풀리면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들은 대체적으로 구매율은 전작인 갤럭시노트8보다 높지는 않다고 전했다. 다만 전작의 경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대기수요의 영향과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이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이날 '재고한정' 문구를 걸어놓은 매장도 눈에 띄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은 일부 모델의 물량이 소진되기도 했는데, 이는 공급 물량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이동통신사 매장 외벽의 갤럭시노트9 포스터.(사진=지디넷코리아)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매장 관계자는 "구매자의 70~80%가 기존 갤럭시노트 사용자로 충성도를 보였는데 새 S펜과 대용량 메모리에 대한 관심이 은근히 높다"며 "체험존에서 S펜으로 촬영해보는 사람도 많고 사진 용량 부족을 이유로 이전보다 여성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9은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사진 촬영, 프레젠테이션 화면 전환 등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 S펜', 촬영 장면을 인식해 자동으로 색감을 조정해주는 '인텔리전트 카메라', 4천 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 배터리, 128·512기가바이트(GB) 저장용량, 외장 메모리 사용시 최대 1테라바이트(TB) 용량을 지원하는 메모리 등 성능을 갖췄다.

갤럭시노트9 구매를 고민하던 A씨(남·36세)는 "현재 갤럭시노트5를 쓰고 있는데 (9은)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구매 여부에 영향을 크게 미치진 않는다"며 "S펜은 거의 안 썼지만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볼 때 큰화면으로 보는 걸 좋아하고, 특히 배터리 사용시간이 긴 것을 선호해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여·29세)는 "스마트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다가 한 번 떨어뜨려서 화면이 깨져서 수리한 적이 있는데 S펜으로 촬영돼 쓸만하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쓰는 기기 사진첩에도 용량이 꽉 차서 지우면서 쓰고 있는 만큼 대용량이 끌린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오전 갤럭시노트9 512GB 모델의 재고가 부족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살펴본 시장 분위기에 따르면, 512GB 모델의 인기 요인은 ▲대용량을 선호하는 소비자 ▲해당 모델 한정 사은품 제공과 색상 ▲대용량 스마트폰 시대를 개척하려는 제조사 전략 등이었다.

갤럭시노트9 시그니처인 오션블루 색상 모델과 옐로우 S펜 모습.(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에서는 오션 블루, 라벤더 퍼플 색상의 512GB 모델, 미드나잇 블랙, 라벤더 퍼플, 메탈릭 코퍼 등 3가지 색상의 128GB 모델로 출시됐다. 이통사 매장의 경우 512GB 모델의 비중이 절반 이상 수준이었다. 가장 인기 있는 오션 블루 색상은 512GB 모델에 한정됐다. 128GB와 512GB 모델은 각각 109만4천500원과 135만3천원이다.

또 매장 내 갤럭시노트9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호응도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이 일대 다른 매장 관계자는 "갤럭시노트로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체험존이 별도로 마련되면서 아무래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많이 끌었다"며 "삼성전자는 다른 제조사들보다 소비자들의 체험 기회를 늘리는 데 공 들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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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갤럭시노트9의 개선된 성능 외 외관 디자인이 전작과 거의 동일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굳이 고스펙을 추구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전작 갤럭시노트8을 선택하기도 했다. 아예 삼성전자가 내년 초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기다리겠다는 소비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이통사 매장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갤럭시노트9 대용량 모델의 가격이 높은 만큼 조금 더 주고 폴더블을 사겠다는 분도 있었다"며 "최근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대체적으로 전작과 디자인이 비슷해서 아예 가격이 더 낮은 작년 모델을 찾거나 내년에 나올 모델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