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총괄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과제

엘리엇 압박 해결하고 미래차 사업 그림 그려야

카테크입력 :2018/09/14 16:58    수정: 2018/09/14 17:31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14일 임명됐다.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힌지 정확히 일주일만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 임명 배경에 대해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한 그룹의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경쟁력 강화의 책임이 정의선 수석 부회장에게 주어진 것이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엘리엇과의 분쟁을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 2년 늦은 전기차 플랫폼 전략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변신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법론도 내와야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사진=현대차)

■정 부회장, 엘리엇 간섭 견뎌낼까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8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순환출자 등 정부 규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수석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과 매각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것이 핵심이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기아자동차에 자신들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자금으로 그룹 지주회사격이 될 현대모비스 의 지분을 확대한다는 전략이었다.

만일 이대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이 이뤄졌다면,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산업의 전방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지주기업이 될 수 있었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산하에서 미래차 서비스 및 물류부문, 파워트레인 부문, 소재 부문, 금융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현대차그룹 계획은 약 두 달만에 취소됐다.

미국계 해지펀드 엘리엇 등의 반대 때문이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5월 11일 별도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그룹 구조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며 “이번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러 주주 분들 및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또 “현대차그룹은 더욱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하여 개선토록 할 것”이라며 “주주 분들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정 수석 부회장은 주주 소통보다 엘리엇의 간섭과 압박을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엘리엇은 지난 10일 현대차그룹에 공개 서한을 보내 현대모비스 AS사업을 분할해 현대차와 합병시키고 모비스의 존속부문(모듈핵심부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도록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그룹 내 경영을 간섭하는 것에 대해 불쾌함을 표출한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수석 부회장을 그룹의 총괄 자리에 올린 것이 엘리엇 압박에 대응할 최우선 대응 전략으로 보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이 엘리엇의 서한 발표 이후 나흘만에 그룹 총괄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총대가 정 수석 부회장의 리더십에 달린 셈이다.

■미래차 산업 차별화 전략 마련도 숙제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산업에 대한 강점과 단점이 분명하게 나뉜다.

강점은 수소전기차 기술 확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초로 투싼을 기반으로 한 수소전기차 양산을 이끌어냈고, 올해 1월 넥쏘 공개를 통해 수소차 구입 3천만원대 시대를 만들기도 했다. 수소전기버스와 수소전기트럭도 연이어 공개돼 상용차 친환경 기술 확보에도 성공했다. 수소전기차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차에서도 출시 예정이다.

단점은 전기차 플랫폼 구축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축 전략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해 약 2년 정도 늦은 편이다.

현재 출시된 전기차들은 기존 내연기관차량의 플랫폼이 재활용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축 가능 시기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오는 2020년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대차그룹은 최근 열린 기아차 니로 EV 시승회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도입 가능 시기를 ‘202X'로 표기했다. 2020년 이후 플랫폼 도입이 가능하지만, 정확히 언제 가능할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도입을 촉진시켜야 하는 과제를 저절로 떠안게 됐다. 기존 전기차와 유사한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전기차를 만들어내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지난 7일 인도 뉴델리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기아차도 정 수석 부회장의 전략을 그대로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은 미국 미고, 한국 메쉬 코리아, 상가폴 그랩, 인도 레브, 중국 임모터, 호주 카넥스트도어 등 자동차 관련 스타트업 업체에 전략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GM처럼 자율주행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시도는 아직까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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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차그룹 내에서 미래차 산업을 위한 전략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