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EU 저작권법 개혁에 정면 반발

보이치키 CEO "업로드 필터 적용 땐 창작자유 훼손"

인터넷입력 :2018/10/23 10:12    수정: 2018/10/23 10:4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럽연합(EU)의 저작권 공세에 대해 유튜브가 정면 반발했다.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EU의 ‘저작권 지침’ 13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창작자들에게 행동에 나설 것으로 촉구했다고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이치키는 이날 창작자들에게 보내는 분기 뉴스레터에서 “저작권 지침 13조는 수 백만 창작자들에게서 유튜브에 업로드할 능력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보이치키가 문제 삼은 것은 유럽의회가 지난 달 통과시킨 ‘저작권 지침’이다. EU가 저작권법 개혁의 일환으로 마련한 ‘저작권 지침’은 링크세와 업로드 필터 때문에 발표 당시부터 많은 논란을 몰고 왔다.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 (사진=유튜브)

■ EU 저작권법 13조, '밈 금지'로 불리기도

보이치키가 문제 삼은 것은 이중 업로드 필터 설치를 의무화한 저작권 지침 13조다.

업로드 필터란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는 콘텐츠를 걸러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하지만 업로드 필터 의무화 조항이 확정될 경우 플랫폼 사업자들이 과잉 규제를 할 가능성이 있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로드 필터가 적용될 경우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 요소가 있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걸려내야만 한다.

문제는 최근 이용자들이 음악, 사진, 영상 등을 리믹싱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업로드 필터’가 적용될 경우 이런 모바일 콘텐츠들을 전부 저작권 침해 요소가 있다고 판단해 걸러낼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업로드 필터 설치를 의무화한 EU 저작권 지침 13조는 ‘밈 금지(meme ban)’로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사진=씨넷)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한 ‘밈’은 원래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복제될 수 있는 문화 전달 단위를 의미하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스타일이나 행동을 지칭하는 말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보이치키는 “EU 저작권 지침 13조는 여러분들 같은 수 백 만 창작자들에게서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는 능력을 박탈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른 곳에선 창작자들의 채널을 통해 이미 방영된 콘텐츠도 EU 지역에선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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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이치크는 EU 저작권 지침 13조가 수 천 명의 일자리를 위협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주장과 함께 보이치키는 창작자들과 유튜브 공동체 참가자들에게 EU 저작권 지침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아예 #SaveYourInternet이란 해시태그와 함께 저작권 지침 반대 운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