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원인 '뇌 염증' 억제 물질 찾았다

한국뇌연구원 한미 공동 연구팀 발견...'CA140'

과학입력 :2018/10/24 10:07

치매(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는 뇌 염증을 억제하는 물질이 발견됐다.

한국뇌연구원은 허향숙 책임연구원이 주도한 한미 공동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병의 주요 원인인 뇌 염증을 억제하는 신 물질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뇌의 면역반응으로 생기는 염증, 즉 뇌 염증이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뇌 염증을 일으키는 미세아교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신경 손상과 기억력 퇴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뇌 염증과 미세아교세포를 조절하는 방법은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하다. 미세아교세포는 중추신경계 조직을 지지하며 신경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병 실험동물에게 ‘CA140’이라는 신 물질을 투여한 결과 뇌에서 미세아교세포의 활성도가 낮아지고, 뇌 염증 반응도 억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A140은 흥분성 신경조절물질인 도파민의 구조를 기본으로 합성한 저분자 화합물로, 미국 샌디에고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제리 양 교수가 7년 전 처음 만들었다.

연구팀은 뇌 염증을 겪는 쥐에 CA140을 투여하자 미세아교세포 내에서 면역반응의 신호 물질인 사이토카인 수치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쥐에도 2주 동안 매일 CA140를 주입한 결과 치매 단백질로 잘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가 일으키는 뇌 염증이 억제된 것을 밝혀냈다.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연구부 퇴행성뇌질환 연구팀(왼쪽부터 허향숙 박사, 남영표 연구원, 김정연 박사, 이주영 연수연구원)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이면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뇌 염증이 늘어나고, 결국 기억력이 퇴화되는 등 퇴행성 뇌질환이 발병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도파민 수용체가 세포 수준에서 뇌 염증을 조절하는 자세한 분자기전을 밝혀내고 억제 약물까지 찾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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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향숙 책임연구원은 ”향후 알츠하이머 병 등 신경염증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염증저널'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