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바이오 가치평가에 미숙한 점 있었다”

김병욱 의원 “국민연금에 불리한 합병 찬성” 비판

디지털경제입력 :2018/10/26 17:58    수정: 2018/10/31 16:33

국민연금공단이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평가를 산정하는 데 있어 미숙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정무위원회(정무위) 국정감사(국감)에서는 당시 삼성물산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양사 가치를 부풀리고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건에 찬성해 결과적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대상 정무위 종합 국감에서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평가를 세번 했다. 1차 때 당시 채준규 국민연금 리서치팀장은 4조8천억원으로 평가했다”며 “이후 2차에서 (부하직원) 유 모 씨에게 ‘지분 가치를 확 키워라’라고 지시했고 가치는 11조6천억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잠시 정회에 들어갔다.(사진=뉴스1)

이날 종합 국감 현장에는 국민연금공단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흡수합병 건에 대해 찬반을 결정하기 앞서 진행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 평가에 참여했던 실무진 이승진 국민연금공단 바이오애널리스트(책임)가 나왔다.

김 의원은 “2차 가치평가 후 실무자 유 모 씨가 증인으로 교체된 후 3차 평가에 참여한 걸로 알고 있다”며 “3차 평가에선 6조6천억원으로 나왔는데 바이오젠이 가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주식 등 특정 자산을 만기일 또는 그 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반영했다면 약 1조6천억원을 더 삭감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책임은 “콜옵션은 반영했다. 그러나 평가 당시 시장 유동성이 높았고 짧은 시간 내 회사 전체 가치를 평가해야 하다보니 양사 포트폴리오에 집중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 중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당시 개발 중인 6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치 평가해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숙한 점은 있었다. 본인이 전달한 수치에 대해 검토가 있었어야 했다”며 “이후 내부 감사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 평가에 대한 여러 보고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같은 가치평가 문제 때문에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에 찬성하고 결과적으로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1차 가치평가 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비율은 1 대 0.64(삼성물산 1주를 제일모직 0.64주로 교환)였다. 2차 가치평가 후에는 1 대 0.39로 제일모직에 유리해졌다”며 “많은 국민이 국민연금에 가입했고 당시 합병 이슈에 관심이 있었는데 결국 국민연금과 국민재산 손해라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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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치평가에) 시간이 없었다지만 좀 더 섬세하게 분석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 책임은 “분석이 부족했던 것 맞다”면서도 “본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 평가 작업에서 매우 작은 부분만 참여해 전체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