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반도체 하락세…삼성 "기술 리더십으로 승부"

내년 2분기부터 회복 전망…올해 시설투자엔 총 24.9兆 투입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10/31 10:34

올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하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술 리더십과 탄력적인 제품 라인업을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메모리 시장에 대해서도 1분기까지 업황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2분기부터 실적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발표를 통해 "4분기는 부품 업계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16기가비트(Gb) LPDDR4X(Low Power Double Data Rate 4X) 모바일 D램. (사진=삼성전자)

■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메모리 시장 주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공급 측면에서 업체들이 64단 3차원(3D) 낸드 공급이 증가하고 PC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경쟁이 심화돼 낸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D램도 일부 고객사의 단기적인 재고 조정에 따라 가격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따라 업계 전체가 공급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아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자 업계의 계절 성수기인 3분기를 벗어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짐은 지난 3분기부터 포착됐다. 메모리 호황을 주도 중인 D램은 3분기 초입이었던 지난 7월과 8월 서버·PC 고정거래가격(ASP)이 약 0.7% 상승한 가운데 현물 시장 거래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낸드는 지난해 9월부터 같은 가격을 유지하다 하반기 들어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일각에서 말하는 '메모리 고점 논란'을 또다시 일축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낸드는 SSD 시장이 확대되고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D램 역시 전반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메모리 시장에 대해서는 2분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다시 증가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낸드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으로 고용량 SSD 수요가 증가하고, 고용량 모바일 스토리지 채용이 지속 확산됨에 따라 점차 수급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D램은 머신러닝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확대돼 고용량 제품 위주로 수요 강세가 전망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고사양화 등에 따라 전반적으로 수요 견조세가 예상돼 2분기 이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엔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진다)' 전망과도 부합되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데이터 서버·AI·엣지 컴퓨팅 수요 증가세가 나타나 메모리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조감도(사진=삼성전자)

■ D램·낸드 경쟁력 제고 주력…파운드리 EUV공정 리더십 확보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서버와 모바일 응용처에 5세대 3D V낸드 적용을 확대하고, 10나노급 D램 제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낸드는 4세대 이상 3D V낸드 공급을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D램은 서버와 모바일용 고용량 제품과 고대역폭 메모리(HBM2)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내년부터 스마트폰 카메라의 스펙 상승에 따른 이미지센서 수요 증가가 이어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4분기 전망에 대해선 "모바일용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수요 감소로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고 어둡게 바라봤다. 실적 상승을 위해 5G 모뎀을 활용, 중국과 미국 거래처 다각화에 집중하고 3D·내장형 지문 인식 센서 등 신규 제품 개발로 사업 영역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은 3분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 수요의 증가로 실적 성장세가 지속됐다. 특히 업계 최초로 미세공정에 도입한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로 최근 7나노미터(nm)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을 시작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사업부는 4분기 스마트폰용 부품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내년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등 주요 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견조한 실적 달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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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장과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분야에서의 거래처 다변화를 통해 고객수를 30% 이상 확대 하는 등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EUV를 적용한 7나노 공정의 본격 양산을 통해 기술 리더십도 잇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CAPEX)에 총 24조9천억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는 평택 캠퍼스에 생산 라인을 증설해 전년 대비 소폭 시설투자가 증가했지만, 파운드리는 지난해 10나노 공정 관련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투자는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