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x86 인텔 포베로스, 모바일 시장 노린다

"시장 변화 따라 기존 스마트폰·태블릿 아닌 IoT 노릴듯"

홈&모바일입력 :2018/12/17 17:04

인텔이 최근 공개한 3차원 적층 구조인 포베로스(FOVEROS) 적용 칩이 내년 등장한다. 서로 다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 IP를 자유롭게 쌓아 올리는 방식이라 퀄컴 빅리틀(big.LITTLE)과 유사한 방식으로 프로세서 구성이 가능하며 AI 모듈이나 LTE·5G 칩까지 함께 포함할 수 있다.

인텔은 포베로스를 공개하며 PC가 아닌 모바일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밝힌 상태다. 숙원 과제인 소비 전력과 성능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저가와 프리미엄 시장으로 양분된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서 다시 지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성능 불만에 자취 감춘 '인텔 태블릿'

8인치 윈도 태블릿은 현재 거의 시장을 상실한 상태다. (사진=씨넷)

현재 시장에서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8인치 미만 태블릿은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4년 경에는 레노버와 에이서, 에이수스 등 글로벌 제조사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 PC업체도 대거 제품을 출시했지만 현재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런 추세는 윈도나 안드로이드 등 운영체제와도 무관하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퀄컴 스냅드래곤이나 하이실리콘(화웨이), 미디어텍 등 ARM 계열 프로세서에 비해 소비 전력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일부 태블릿은 윈도10 업그레이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원가 절감을 위해 저장공간과 메모리를 윈도10 요구사항 미만으로 낮추고 호환 드라이버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 대기 전력 2mW로 낮춘 인텔 칩 시제품

인텔이 지난 11일 '아키텍처 데이'에서 공개한 새로운 구조인 포베로스는 한 칩 안에 단순 연산과 그래픽, AI, 통신 모듈 등 여러 개 IP를 통합할 수 있다. 22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토대 위에 필요한 IP를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인텔이 포베로스를 활용해 만든 하이브리드 x86 프로세서. (자료=인텔)

인텔은 이 구조에 '하이브리드 x86'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행사 당일에는 저전력 코어 4개와 10nm 코어 1개를 조합해 대기 전력을 2mW까지 낮춘 시제품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출시되는 거의 모든 ARM 기반 AP에 탑재되는 빅리틀(big.LITTLE) 구조와 유사하다. 빅리틀은 저전력 코어와 고성능 코어를 조합해 소모 전력을 최소화하며 효율은 극대화하는 구조다.

아난드테크는 "이 칩은 (인텔이) 대기 전력을 최대한 낮춘 칩을 만들어 달라는 고객사의 요청을 받아 만든 것이며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듀얼 스크린 태블릿을 새로이 개발중이라는 루머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 "모바일 기기보다는 IoT 노릴듯"

그러나 인텔이 포베로스와 하이브리드 x86 구조 칩을 내세워도 기존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태블릿 제조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격적 지원을 받으며 윈도 태블릿을 만들던 과거와 시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퀄컴과 손을 잡고 올웨이즈 온 커넥티드 PC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태블릿 시장에서 윈도 운영체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윈도 라이선스 비용을 15달러 내지는 무료로 제공했다. 화면 크기 8인치 미만 태블릿은 오피스도 무료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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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업 중심을 클라우드와 모바일로 옮겼고 2016년 말부터는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장착한 올웨이즈 온 커넥티드 PC의 손을 들어 주고 있다. 굳이 인텔 칩이 들어가지 않아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면 충분히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인텔이 포베로스를 통해 목표로 삼는 시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은 이미 저가와 프리미엄 시장으로 양분된데다 포화되어 기반을 확보하기 힘들다"며 "오히려 IoT 등을 주된 시장으로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