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4·M15·M16…46兆 SK 반도체 승부수

19일 이천 M16 첫 삽…15兆 투입·2020년 완공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12/18 17:03    수정: 2018/12/20 09:17

초미세공정 등 기술 경쟁으로 치닫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 수준의 투자를 연이어 단행하며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거점 M15를 완공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차세대 D램 공급기지 'M16'의 첫 삽을 뜨는 '발 빠르고 통큰' 행보다.

2025년까지 10년간 총 46조원을 투자해 국내에만 3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청사진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9일 7번째 메모리 생산 거점인 경기도 이천 M16 공장 기공식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엔 최태원 회장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을 비롯해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자리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부지. (사진=SK하이닉스)

■ 차세대 메모리 전진기지 'M16'

M16은 이천 본사 내에 위치한 5만3천 제곱미터(㎡) 부지에 건설된다. 공사와 장비 도입에만 총 15조원이 투입되고 오는 2020년 10월 완공된다. 양산 품목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10나노 초반 대 D램'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공장엔 미세공정화를 극대화할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전용 공간도 새롭게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기조성된 M14는 D램과 낸드플래시, M15는 3D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양산 중이다. 각각 2015년 8월, 올해 10월 준공됐다. 여기에 M16을 더하면 M14·M15·M16에 이르는 '메모리 삼각편대'가 일으킬 상승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SK하이닉스 M14·M15·M16 반도체 공장 개요. (자료=지디넷코리아)

주목할 점은 M16이 유발할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다. 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M16 공장 건설로 2026년까지 발생할 생산유발 효과는 무려 80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26조2천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약 34만8천명이다. 앞서 M15도 5년간 70조9천억원의 생산 유발, 25조8천억원의 부가가치, 21만8천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부를 것으로 예측됐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에는 2세대 10나노 DDR4 D램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규격의 DDR5 D램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D램 생산거점이 될 M16을 통해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벌리기에도 장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태원 회장 사진 출처는 SK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 M14·M15로 호황 대응…M16으로 투자 효율성 극대화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5년 이천 M14 공장 준공식을 통해 "앞으로 10년간 총 46조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메모리반도체 현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돌아보면 당시 최 회장의 투자 전략은 '파격(破格)' 그 자체였다"며 "이는 M14에 이어 올해 10월 준공된 M15 준공으로 이어져 메모리 호황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회상했다.

M16은 최 회장이 지난 2015년 밝힌 투자 계획 중 이미 건설된 M14와 M15 공장에 이은 '완성 작업'으로 꼽힌다. 업계는 준공식이 아닌 기공식에 최태원 회장이 참석하는 것을 두고도 이례적인 행보라고 봤다. 그만큼 최 회장이 M16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SK하이닉스가 올해 10월 4일 준공한 충북 청주 M15 공장.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최 회장이 투자 계획을 내놓은 3년 전과 비교하면 메모리 업황은 180도 달라졌다. 몇 년간 메모리 공급량이 차곡차곡 쌓였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수요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연말부터 메모리 호황이 사그라들어 내년 1분기까지는 가격 하락세도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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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내년 메모리 수요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엔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진다)' 패턴을 보이고,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 M16을 통해 D램의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이유에서 19일 기공식 현장에서 최 회장이 언급할 향후 시장 전략도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