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AI·모빌리티' 융합기술 총집합…CES 막 올랐다

[CES 2019] 스마트홈·車·로봇·가전 핵심 화두

홈&모바일입력 :2019/01/09 00:13    수정: 2019/01/09 08:25

(라스베이거스(미국)=이은정 기자) 차량에서 냉장고 속을 확인하는 운전자, 사용자를 인식해 화면을 띄어주는 생활가전, 화질을 넘어 집안 가전 기기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하는 TV, 장소를 이동해도 끊김없이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기들…

한 해 최신 기술과 신제품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9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올해 CES는 오늘(현지시간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 간 개최된다. 올해엔 155개국에서 지난해보다 500여개 가량 늘어난 4천500여개 업체가 참가하며, 18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을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카 ▲블록체인 ▲헬스케어 ▲로봇 등 미래 산업의 발판이 될 차세대 기술들이 대거 등장했다. 국내외 기업들은 각 카테고리에서 부스를 차리고 관련 제품과 솔루션을 대거 선보이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CES

■집·차·가전 모두 연결된 일상생활…커넥티드 라이프 '활짝'

CES는 이제 가전을 넘어 AI와 IoT를 기반으로 모든 사물이 연결된 커넥티드 생태계를 볼 수 있는 전시회로 변모했다. 그러면서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들도 스마트홈 허브로서의 역할이 확대됐으며, 차량도 내외부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핵심 컨트롤러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CES 메인 전시장인 센트럴홀에 AI와 IoT 솔루션을 기반의 연결(커넥티드) 생태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부스를 꾸리고, 커넥티드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전략 TV와 생활가전들의 연결 솔루션도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인텔리전스 플랫폼 '뉴 빅스비'와 IoT '스마트싱스'을 기반의 연결 솔루션에서 나아가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강조했다. 집·사무실·피트니스·마트 등 공간과 이동 중에 끊김 없이 일상의 경험을 이어준다는 것. 삼성전자의 기술과 하만의 전장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콕핏'도 뉴 빅스비를 통해 연결성이 강화됐다. 예컨대 집 안에서 갤럭시 홈을 통해 차량 주유 상태 확인이나 온도 제어가 가능하고 차 안에서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집 안에 있는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또 뉴 빅스비가 탑재된 AI 스피커 갤럭시 홈과 패밀리허브를 중심으로 주거 공간에 특화된 홈 AI 솔루션도 선보였다. 갤럭시 홈은 집 안의 여러 기기들을 더욱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스마트 TV나 패밀리허브 스크린 등을 통해 음성뿐만 아니라 시각화된 정보까지 결합시켰다. 2019년형 패밀리허브는 뉴 빅스비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기기 안에 탑재되지 않은 제 3자 서비스까지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성전자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이 CES 2019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오프닝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LG전자는 'LG 씽큐 AI존’에서 보다 새로워진 인공지능을 선보였다. 새 LG 씽큐는 단순히 명령어에 따라 동작하는 방식을 넘어 고객 맞춤형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LG전자 인공지능 TV는 지난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데 이어 아마존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지원한다. TV 리모콘에 탑재된 '아마존 알렉사' 버튼을 누르고 "오디오북 읽어줘", "코트 언제 배송돼?"라고 말하면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보쉬도 스마트홈 솔루션을 선보였다. 보쉬의 AIR 웰빙 센서는 공기 질, 기온, 습도, 휘도, 소음과 같은 정보를 기록하고 보여준다. AIR 앱은 시간에 따른 측정치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센서의 세팅을 조정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들이 선보이는 AI 음성비서 플랫폼도 주목할 만하다.

■더 커진 OLED 진영...롤러블·마이크로 LED도 눈길

올해에도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TV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8K TV, 돌돌 말리를 롤러블 TV, 집안에 거대 홈시네마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까지 대거 등장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TV 하드웨어 기술력뿐 아니라 스마트홈 허브로서의 역할도 볼 수 있다.

우선 차세대 기술이 접목된 TV로는 삼성전자의 75인치 마이크로 LED 스크린 '더 월'과 LG전자의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이 꼽힌다. 양사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인 만큼, 일반적인 직사각형 형태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크기로 구현이 가능하고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삼성전자가 CES 2019를 앞두고 공개한 모듈형 디자인의 마이크로 LED 스크린.(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는 CES 개막 전부터 TV 발표 행사를 통해 기업간거래(B2B)용 219인치 대형 마이크로 LED와 가정용 75인치 마이크로 LED를 선보였으며, 전시회를 통해 98인치 QLED 8K 실물을 첫 공개했다. 각 제품을 따로 공개해 주목도를 높여 QLED와 마이크로 LED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최초 8K OLED TV를 선보이며 8K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전시장 입구부터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올레드 폭포로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소니도 첫 8K LCD TV인 98-85인치 브라비아 마스터 시리즈 Z9G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8K를 지원하는 이미지 프로세서 X1 얼티미트를 탑재했으며 콘텐츠를 8K 해상도로 업스케일린 해준다. 이 밖에 파나소닉, 샤프, 하이센스, TCL 등 일본과 중국 업체들도 8K TV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를 비롯 소니, 필립스, 스카이워스, 콩가 등 15개로 형성된 OLED TV 진영의 신제품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또 TV 신제품들은 가정 내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이 강화됐다. 이에 TV의 크기와 화질 기술에 더해 사운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홈 확대에 따라 음성인식 기능이 스마트 기기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TV 사운드바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가 CES 2019에서 선보인 올레드 폭포.(사진=LG전자)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강정현 연구원은 "올해 CES에서는 화질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뿐 아니라 고화질 TV 두께가 줄어들면서 이를 보완할 사운드바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기존 TV 기능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기들과의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와의 연동뿐 아니라 스마트홈 기기의 구동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허브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걸어다니는 자동차 등장…전장 먹거리 경쟁 '후끈'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 마련된 전장 부스에서는 올해에도 화려한 비주얼의 자동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부품 등 전장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노스홀에 부스를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SK 3사가 이곳에서 전장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포드, 닛산, 혼다, 아우디, 다임러, 현대모비스, 중국 바이톤 등 업체들이 참가해 자율주행 신기술을 선보였다. 사물 제어 솔루션에 이어 한층 운전자를 중심으로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동적인 AI 솔루션이 공개됐다. ▲기아차의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 ▲현대모비스의 가상공간 터치 기술 ▲아우디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차 기술 ▲현대차의 자율주행·전기차·수소차와 관련된 신기술과 협업 진척 사항 등을 볼 수 있다.

전기차에 로봇 기술이 더해져 걸어다니는 현대자동차의 신개념 모빌리티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도 등장했다.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자유롭게 이용해 기존 이동수단이 접근할 수 없었던 위험한 지형까지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가 'CES 2019'에서 걸어 다니는 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첫 공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SK 3사가 동반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사는 'SK의 혁신적인 모빌리티'를 주제로 공동 부스를 마련했다. 5G 이동통신, 자율주행, 메모리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각 사의 솔루션을 선보이고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CES에 처음 참가한 네이버는 자율주행차 기술과 다양한 로봇 제품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위치 및 이동기반 기술플랫폼과 3D 증강현실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운전자 초점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모빌리티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각양각색 로봇 대거 등장…AI·HW 기술 집합체

IT 기업들이 새롭게 선보인 로봇들도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지난해에 이어 로봇 업체들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기업도 로봇을 전시해 눈길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삼성봇(Samsung Bot)'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을 처음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첫 공개된 삼성봇 케어(Care)·에어(Air)·리테일(Retail)은 각각 ▲실버 세대의 건강과 생활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 ▲집안 곳곳에 설치된 공기질 센서와 연동해 집안 공기를 관리 ▲ 쇼핑몰이나 음식점, 상품매장 등 리테일 매장에 특화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각 로봇들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관람객은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등을 착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로봇들은 최소한의 시스템으로 노인부터 젊은층까지 사용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알고리즘이 상황에 맞게 가변해 최적화되며 수천만원이 넘는 로봇들과 달리 수백만원대에서 가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허리근력 지원용 'LG 클로이 수트봇(CLOi SuitBot)' 신제품을 소개했다. 지난해 8월 선보인 하체근력 지원용 로봇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를 굽히면 이를 감지해서 로봇이 준비상태에 들어가고, 사용자가 허리를 펼 때 로봇이 사용자 허리에 가해지는 힘을 보조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웨어러블 로봇은 작업자들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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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로봇 개발업체 그루브X가 선보이는 러봇(Lovot)도 참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로봇은 하단에 두 개의 바퀴를, 머리에 카메라를 달아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신체 언어를 파악해 일이 아닌 사람과 교감하는 로봇이다. 혼다는 까다로운 지형이나 위험한 환경에도 운행할 수 있는 혼다의 자율주행 작업차, 인공지능 이동 로봇 ‘패스봇’, ‘RaaS 플랫폼’ 등을 선보였다.

IT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등은 빅데이터, 쌍방향으로 데이터를 원할하게 전송할 수 있는 첨단 통신 기술, 센싱 기술(반도체 등), 해킹을 예방하는 보안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며 "업체들이 기술 혁신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활발하게 협업 모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