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인텔, 울트라북 이후 8년만에 노트북 새 판 짠다

각종 기준 인텔이 직접 인증.. 저전력 플랫폼 '레이크필드'도 등장

홈&모바일입력 :2019/01/09 16:24    수정: 2019/01/09 16:24

인텔이 무게와 두께 뿐만 아니라 AI와 연결성 등 현대 기준에 맞춘 노트북 인증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아테나를 추진한다. 또 포베로스 기술 기반 새로운 플랫폼인 레이크필드를 통해 ARM AP에 비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 배터리 지속 시간 해결에 도전한다.

이는 퀄컴이 스냅드래곤 835·850·8cx를 앞세워 추진하는 올웨이즈 커넥티드 PC(ACPC)를 견제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2011년 중순 컴퓨텍스에서 인텔이 공개한 노트북 플랫폼, 울트라북 이후 8년만의 시도다.

■ 연결성과 AI까지 고려한 프로젝트 아테나

인텔이 CES 2019에서 공개한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아테나(Project Athena)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와이파이·5G 연결성과 AI 성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인텔이 공개한 새 노트북 인증 프로그램, 프로젝트 아테나 개념도. (자료=인텔)

인텔은 매년 배터리 지속시간과 성능 등 해당 조건을 만족하기 위한 요건을 매년 새롭게 업데이트한다. 또 단순 수치 측정에 그쳤던 벤치마크 기준을 실제 이용자들의 패턴에 맞춰 손보기로 했다.

프로젝트 아테나에는 에이서와 에이수스, 델, HP, 레노버, 삼성전자 등 전세계 주요 PC 제조사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운영체제 공급업체가 참여한다.

인텔이 컴퓨텍스 2018에서 공개한 노트북용 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 (사진=지디넷코리아)

특이한 것은 PC 제조사 뿐만 아니라 샤프와 이노룩스 등 노트북 LCD 패널 제조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텔은 지난 해 컴퓨텍스에서 "노트북 부품 중 배터리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것은 화면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노룩스·샤프와 협력해 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기술 지원을 제공하며 노트북 부품 개발에도 함께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증 과정에도 직접 관여할 예정이다. 이를 만족하는 제품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 소비전력과 성능 문제 동시에 해결하는 레이크필드

인텔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은 배터리 용량과 기술 발전에 힘입어 최대 10시간 배터리 지속시간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코어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이나 삼성전자 엑시노스 등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비해 소비 전력이 크다.

포베로스 기술 기반 레이크필드 프로세서 시제품. (사진=인텔)

아톰 프로세서는 저전력으로 설계 되었지만 코어 프로세서에 비해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5-6년 전에 아톰 프로세서 기반 윈도·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대거 출시되었지만 현재 이들 제품은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인텔이 공개한 새로운 플랫폼인 레이크필드(Lakefield)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인텔은 지난 12월 초 '아키텍처 데이'를 통해 이를 일부 공개했고 실제 칩과 이를 탑재한 메인보드 샘플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이 공개한 레이크필드 메인보드 시제품. (사진=인텔)

레이크필드는 지난 12월 초 인텔이 공개한 다공정 3D 패키징 기술인 포베로스를 기반으로 고성능 10nm 코어 1개와 저전력 아톰 프로세서 기반 코어 4개를 칩 하나에 올렸다. 이는 고성능 코어와 저전력 코어를 통합해 최적의 효율을 내는 퀄컴 빅리틀(big.LITTLE)과 유사한 방식이다. 또 프로세서 위에는 메모리까지 포함할 수 있다.

인텔은 소형화된 메인보드를 통해 여러 제조사가 보다 얇고 가벼운 제품 설계가 가능함은 물론 긴 배터리 지속시간과 연결성, 성능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반영한 제품은 올해 안에 출시될 전망이다.

■ 인텔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퀄컴 ACPC, 조기 견제한다

인텔이 2011년 공개한 컨셉인 울트라북을 통해 얇고 가벼운 노트북이 대세가 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텔은 2003년 노트북에 와이파이를 내장한 센트리노 플랫폼, 2011년 긴 배터리 시간과 휴대성을 강조한 울트라북 이후 8년만에 새로운 노트북 기준을 공개했다. 시간상으로 따지면 8년마다 노트북 PC의 기준을 새로 세워 온 셈이다.

프로젝트 아테나와 레이크필드가 등장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는 퀄컴이 2016년 말부터 추진중인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기반 ACPC(올웨이즈 온 커넥티드 PC)를 들 수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850 프로세서. 통신 모듈과 GPU, AI 엔진을 통합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텔이 예정했던 10nm 프로세서 출시 로드맵이 틀어지면서 성능이나 소비 전력 개선이 정체된 사이 퀄컴은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의 성능을 극적으로 개선하며 기존 노트북PC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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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해부터 퀄컴 ACPC의 손을 들어주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컴퓨텍스의 퀄컴 스냅드래곤 850 공개 행사에는 플랫폼 담당 로안느 소네스 수석부사장을 등장시켜 퀄컴 올웨이즈 커넥티드 PC의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IDC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된 퀄컴 ACPC는 전세계적으로 약 1만대가 되지 않으며 시장 점유율을 따지기조차 힘든 수준이다. 지난 해 12월 공개된 스냅드래곤 8cx 탑재 제품도 일러야 올 하반기에나 출시될 전망이다. 퀄컴이 자리를 잡기 전에 최대한 빨리 배제한다는 것이 인텔의 전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