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 세계 최초 中 폴더블폰 직접 만져보니…

사용감 투박하고 여러번 펼치기 번거로워...삼성폰에 기대

홈&모바일입력 :2019/01/10 11:24    수정: 2019/01/18 11:17

(라스베이거스(미국)=이은정 기자)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공개됐던 중국 기업 로욜의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9에 등장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로욜은 현지시간으로 8일 개막한 CES 2019에서 사우스 홀에 부스를 차리고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 파이'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관심이 높은 만큼 제품을 체험하기 위해 대기줄에서 수십분을 기다려야 했다.

현장에 있던 로욜 부스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출시된 폴더블 스마트폰"이라고 플렉스 파이를 소개하며 "접었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펼쳤을 때는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본 플렉스 파이는 180도까지 완전히 펼칠 수 있었지만, 뒤로 접었을 땐 완전히 접히지 않고 공간이 남아 디자인 측면에서 아쉬웠다. 약 20만번까지 구부렸다 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펼쳤을 때 보이는 화면은 7.8인치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전면에는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상하단 베젤(테두리)는 다소 두껍게 느껴졌다.

베젤이 두껍다보니 반으로 접어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때 실제 사용 면적은 꽤 줄어들었다.

이 제품은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이며 후면에 고무로 된 이음부가 넓직하게 있어 겉보기에 투박하다는 느낌이다. 루머로 전해지던 것처럼 화면이 구불구불하게 울진 않고 매끄럽게 이어졌지만, 살짝 힘을 줘야만 펼칠 수 있어 여러 번 접었다 펼치기에는 다소 번거롭다.

중국 로욜(Royole)이 접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출시했다.(사진=로욜)

로욜은 세계 IT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CES에서 실물을 선보이며 재차 폴더블 스마트폰 '최초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초기 시장을 확대할 만큼의 매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상용화할 만큼의 기술을 구현했다는 점은 유의미할 수 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UX)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외치면서도 쉽사리 선보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로욜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속속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조만간 선보일 폴더블 스마트폰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폴더블 스마트폰 주요 부품의 공급망을 모두 갖추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비공개로 지난해 삼성개발자회의(SDC)를 통해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안에 수첩처럼 반으로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첫 선보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번 CES 전시회에서 지난해 잠깐 공개했던 폴더블 스마트폰을 투명 케이스에 담아 전시할 것으로 안다"며 "목업이 아닌 교육용으로 보여주는 일명 도시락폰 형태로 보여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시장 확산을 위해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2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잇다. 로욜의 플렉스 파이 개발자 모델은 6GB 램과 128GB 저장용량 1천318달러(약 147만원), 8GB 램과 256GB 저장용량 1천469달러(약 164만원)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200만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하는 데에는 애플의 영향도 크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해 확실하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스마트폰 형태의 고가 아이폰이 국내에서 200만원에 이르는 시장 상황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와 차별화하기 위한 가격대로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폴더블 스마트폰은 장기적으로 정체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낼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만큼, 비싸더라도 사용 가치가 높다면 결국 구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00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폰 신제품과 확실하게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UX)과 편의성을 제공한다면, 가격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을 어느 정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품질은 국내 제품보다 낮고 싼데 그걸 더 싸게 팔아서 이익을 보고 있는 만큼 중국과 동일한 전략으로 경쟁하면 안 된다"며 "고가로 책정되더라도 높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자체가 브랜드 가치로 작용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시장 한켠에서는 애플을 넘어 스마트폰 시장 2인자로 자리매김한 중국 화웨이가 여러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대거 선보였다. 트리플 카메라와 화면 지문인식 기능 등을 탑재한 화웨이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20'부터, 카메라 구멍만 남긴 전면이 풀스크린으로 덮인 저가 모델 '노바4'까지 다양했다. 짧게 실물을 접한 현장 관람객들은 예상보다 디자인과 사용감이 괜찮다는 평을 내놨다. 화웨이도 올해 머지 않아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일 전망이다.

中 로욜 선보인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 파이'

중국 로욜이 CES 2019에 전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 파이'.(사진=지디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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