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과 기업인의 대화...어떤 얘기 오갔나

대통령 투자 당부에 기업계 규제완화 요청

디지털경제입력 :2019/01/15 18:01    수정: 2019/01/15 18:01

대통령은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당부했고 기업인들은 규제완화를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128명의 기업인들은 15일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 경제의 산적한 문제에 대해 사전에 각본을 짜지 않은 채 약 90여분간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했다.

서로 인식의 틈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토론회 이후 25분간 청와대 경내를 함께 산택하며 농담을 할 정도의 분위기도 연출했다.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란 이름으롤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기업인 128명이 초청됐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고용 창출과 상생 협력, 신기술 투자 등을 기업인들에게 당부했다.

또 수소경제, 미래자동차, 바이오산업, 에너지신산업, 비메모리반도체, 5G, 혁신 부품과 소재장비 등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담지원반까지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주요 대기업들이 투자를 계획중인 핵심 사업 영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기업인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참석한 기업 총수들은 대체적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황창규 KT 회장은 5G 네트워크 및 인프라 현황과 함께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관련된 애로 사항을 건의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혁신성장의 기본 전제인 실패에 대한 용납을 강조하고, 법 적용, 규제 완화 등의 기본 철학적 배경에 실패를 해도 좋다는 생각을 해달라고 말했다.

또 인재를 기를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특히 협동조합 등 사회적 기업도 혁신 성장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규제 샌드박스법 발효를 언급하며, 개인정보보호 규제 완화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토론 후 문 대통령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회장 등과 청와대 경내를 25분간 산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얼마든지 가겠다"며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최태원 SK 회장이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다"고 농담을 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이런 영업비밀을 말해버렸네"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재용 부회장에게 비메모리 반도체 진출을 물었다.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라며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세먼지 문제도 산책 대화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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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정책실장이 삼성과 LG의 미세먼지연구소를 언급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공부를 더해서 말씀드리겠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 미세먼지연구소는 엘지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그렇습니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