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I-PACE 전기차로 ADAS 주행보조 써보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가속·감속 부드러워..경고 기능 아쉬워

카테크입력 :2019/01/18 16:25    수정: 2019/01/18 16:27

한번 충전으로 최대 333km(환경부 측정 기준) 주행 가능한 재규어 순수 전기차 I-PACE(이하 I-페이스)를 다시 만났다.

I-페이스는 지난해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에 아시아 최초로 공개됐다. 재규어코리아는 이 때 I-페이스 전기차 출시 시기를 오는 9월로 잡고 충전 혜택과 충전기 인프라 확대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재규어 I-페이스는 여러 차례 인증이 늦어져 예상보다 약 4개월 늦게 국내 판매가 이뤄졌다. 환경부 공인 주행거리가 333km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재규어코리아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미디어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I-페이스 시승회를 열었다. 시승회 코스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부터 인천 송도 경원재 엠배서더 호텔까지 편도 45km 거리다.

시승코스와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에 이번 시승에서는 전비나 다른 주행 성능 대신 차량 내부에 탑재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성능 파악에 중점했다. 장거리 주행과 충전 등 다른 분야 테스트는 별도로 차량을 다시 받아 진행할 계획이다.

재규어 I-페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I-페이스 저가형 SE 트림(사진 왼쪽), 고급형 HSE 트림(사진 오른쪽) (사진=지디넷코리아)
재규어 순수 전기차 I-페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부드러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부실한 경고 시스템

I-페이스는 단순히 전기차를 뛰어넘어 재규어 미래 기술의 총 집합체나 다름없다.

I-페이스에는 ▲평행 및 직각 주차 모두 지원되는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탑승객이 내릴 때 다가오는 차량이 있는지 알려주는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 ▲스티어링 지원이 포함된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스템 등이 전 모델 기본으로 적용됐다.

또한, 고속 주행 시 차량 간격 조절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까지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재규어 최초로 탑재됐다.

I-페이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실행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속페달로 알맞은 주행속도를 설정하고, 스티어링 휠 오른편 레버를 ‘SET’로 맞추면 작동된다. 바로 아래쪽 차선 유지 보조 버튼을 활성화시키면 레벨 2 수준의 반자율주행을 체험할 수 있다.

우선 I-페이스에 탑재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다른 경쟁 전기차에 비해 부드럽게 감속하고 가속한다. 차량을 급하게 따라가는 듯한 느낌은 전혀 없고, 사람이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정속 주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차량 클러스터를 통해 ADAS 설정이 가능한 재규어 I-페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경고 기능이 다른 차종에 비해 너무 부실하다.

잠시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몇 초 이후부터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를 내보내는지 테스트해봤다. 테스트 한 장소는 인천대교 송도방향 2차선이다. 속도는 100km/h로 잡았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자 차량 스스로 경고음을 내며, 클러스터 왼편에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고 안내한다. 운전자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잡거나, 스티어링 휠 왼편 ‘OK’ 버튼을 눌러야 이 메시지가 사라진다.

경고를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 I-페이스 클러스터는 계속 스티어링 휠 경고음을 내면서 약 7초간 스티어링 휠 자동조향을 도왔지만, 이후에는 자기가 스스로 스티어링 휠 조향 기능을 해제하고 차선을 이탈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 차량은 별도로 주행보조 기능이 해제된다는 메시지를 내보내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행보조 기능이 다양한 차종에 적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차량 구입 초기 과정에서 해당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교육 또는 안내 자료가 부족하다. 특히 ADAS 관련 경고 문구와 표출 방식도 제각각이라 제조사 차원으로 해당 기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재규어 I-페이스의 경우, 제조사 차원이나 판매 딜러사가 책임을 지고 해당 기능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운전자와 고객 사이의 갈등을 줄일 수 있고, 운전자 스스로 주행보조 기능을 작동시켜도 안전하게 스티어링 휠을 잡을 수 있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재규어 I-페이스 주행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상단 10인치 디스플레이와 하단 5인치 디스플레이 등이 구성된 재규어 I-페이스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나름 잘 갖춰진 충전소 안내 정보 시스템

중간 휴식지에서 센터페시아에 있는 10인치 디스플레이를 살펴봤다.

내비게이션 버튼을 누르자 마자 보인 것은 바로 충전소 콘텐츠였다. 내 자신이 위치한 곳 근처의 충전소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현대기아차의 주변 충전소 검색 기능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충전소 내 충전 사용 가능 여부와 함께, 해당 충전소에 어떤 방식의 충전기가 연결됐는지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다만 I-페이스의 충전소 정보가 실시간 데이터를 잘 반영했는지는 의문이다. 아직 이 차가 판매 초기이기 때문에 충전소 정보에 대한 업데이트가 서툴 수 있고, 충전소 사용 가능 여부도 실시간 통신 악화로 실제와 다르게 표출될 수 있다. 이 부분은 별도로 시승차를 받을 때 자세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재규어 I-페이스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 검색 시스템 (사진=지디넷코리아)
충전기를 선택할 경우, 충전기 형태와 사용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재규어 I-페이스 전기차 (사진=지디넷코리아)
회생 제동 조절 감도 설정 범위가 제한적인 재규어 I-페이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재규어 I-페이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애플 카플레이가 실행된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쉬운 것은 바로 회생제동 감도 조절 기능이다.

I-페이스의 회생제동 감도 조절은 크게 ‘높음’, ‘낮음’ 단계로만 구성됐다.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된 패들시프트 방식의 회생제동 조절 시스템이 없고, 변속 버튼을 통해 감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없다. 회생 제동 시 생기는 마찰 에너지가 전기차로서 중요한데, I-페이스는 이를 반영하지 않아 아쉽다.

I-페이스가 다른 전기차에 비해 차별화 요소를 갖춘 것은 바로 엑티브 엔진 사운드 기능이다. 센터페시아 사용 설정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엔진 배기음을 선택하면,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가속 범위에 따른 엔공 배기음을 들을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은 운전중이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활성화시킬 수 없다.

I-페이스 국내 판매 가격은 EV400 SE 1억1천40만원, EV400 HSE 1억2천470만원, EV400 퍼스트에디션 1억 2천800만원이며, 8년 또는 16만km 배터리 성능 보증 및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포함된다. 또한 올해 3월 31일까지 출고를 완료한 고객에게 I-페이스 전용 홈충전기를 무상 설치 지원하며 1년간 사용 가능한 I-페이스 전용 충전 카드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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