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물꼬 튼 카풀-택시…해외에선 어떻게 타협했나

택시 발전 기금 조성·택시 규제 완화 등 법·제도 정비

인터넷입력 :2019/01/24 15:21    수정: 2019/01/24 15:22

최근 택시 업계와 카풀 등 모빌리티 업계, 정부·여당이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결성해 대화의 물꼬를 틀고 갈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앞서 과도기를 겪은 해외 사례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미국·호주·핀란드·프랑스 등 해외 국가에서도 새로운 모빌리티 진입에 따라 기존 택시 업계의 반발에 부딪쳤으나 모빌리티 업체들이 수익의 일부를 택시 발전기금으로 납부하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정부가 나서 법 체계를 정비하는 등 과도기를 거쳤다.

반면 국내는 택시-카풀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더불어민주당 택시 카풀 대책본부(TF)가 ▲택시발전기금 조성 ▲월급제 ▲감차 ▲합승 허용 ▲개인택시면허 보상 등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아직까지 논의에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 출범 (사진=지디넷코리아)

이같은 상생안은 외국 정부와 해외 모빌리티 업체가 앞서 고민했던 것들이다.

우버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2010년 우버가 설립되면서 일찍이 택시 업계의 반발을 겪었다. 미국 주 정부는 2015년을 전후로 대부분 관계 법령 등을 제·개정했고, 우버·리프트 등을 기존 운송 수단의 범주가 아닌 제3의 범주인 교통네트워크 회사로 규정해 영업을 허용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에서는 택시 기사 선발에 관여하지 않고, 서비스 교육이나 자동차 검사 의무 등을 면제하는 방식으로 택시 업계 규제를 완화했다.

이와 별개로 뉴욕 시의회는 지난해 차량호출 운전기사 최저 임금을 시간당 17.22달러(약 1만9천원)로 책정하는 등 승차공유 종사자들의 처우까지 신경 썼다.

우버는 미국 메사추세츠 주, 호주 등 일부 지역에서 택시 발전 기금 조성안을 대책으로 내놨다. 서비스 당 1달러씩 부담금을 내고 기금을 마련해 택시 업계에 환원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도 택시 업계 반발로 우버가 진출하지 못하던 곳이었다.

그러던 2017년 10월 주 정부는 우버가 5년 동안 택시 발전 기금을 마련해 택시 기사들에게 보상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예상 기금 규모는 약 2억5천만달러(약2천830억원)다. 호주 수도주는 택시 기사들에게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우버 반대 시위

지난해 7월부터 차량공유 서비스를 다시 허용한 핀란드는 택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택시 면허 제도를 유지하고 우버 기사로 일하려면 면허를 취득하도록 했다. 또한 택시 사업자가 요금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택시 면허 건수 총량제도 폐지했다.

프랑스는 승차공유 업체들에게 도시간 장거리 이동에 대해서만 허용하면서도 기존 택시 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판을 만들었다. 우버 기사들이 길거리에서 승객을 바로 태우면서 기존 택시 운전자들이 영업상 손해를 입자 지난 2014년 1월 택시업계 입법로비로 ‘예약 후 15분 이내 승차금지’ 규정이 시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 및 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그해 12월 폐지했다.

독일에서도 2014년부터 상업용 운전면허를 취득한 운전자들에 한해 승차공유 서비스에 종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모빌리티 업체들도 택시 종사자들과 상생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ICT 기술을 이용해 택시 기사들의 현실적인 수입 증대에 대해 고민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와 대화하기 위해 그들의 요구대로 카풀 시범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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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사회적 대타협 기구 발족식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택시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법을 이번에 확실히 찾아야 된다”며 “사납금 문제 등의 대책을 찾아서 택시업계가 안정되게 일할 수 있는 것을 저희가 이번에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사납금 폐지와 더불어 기사들이 돈을 더 벌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 변화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국회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들을 통과시킨다는 기대가 있는 만큼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