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업계, 배터리로 웃고 카메라로 울어

MLCC도 좋아...디스플레이와 기초소재는 부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1/24 17:23    수정: 2019/01/24 17:29

전자부품소재업계가 오는 25일부터 잇따라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주력 품목에 따라 기업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배터리와 MLCC 등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반면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기초 소재 분야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외형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이노텍을 시작으로 삼성전기(29일), LG화학(30일), LG디스플레이(30일) 등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정보업계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지난해 4분기 시장 컨센서스(실적 평균치)는 ▲삼성SDI 매출 2조7천236억원·영업이익 2천533억원 ▲LG이노텍 매출 2조6천388억원·영업이익 1천390억원 ▲삼성전기 매출 2조947억원·영업이익 3천221억원 ▲LG화학 매출 6조8천922억원·영업이익 3천603억원 ▲LG디스플레이 매출 6조9천291억원·영업이익 1천226억원 등이다.

전자부품사 작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일정과 작년 4분기 실적 컨센서스.(자료=에프앤가이드)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삼성SDI 9조4천22억원·영업이익 7천203억원 ▲LG이노텍 매출 8조1천982억원·영업이익 2천997억원 ▲삼성전기 매출 8조2천898억원·영업이익 1조879억원 ▲LG화학 매출 27조7천466억원·영업이익 2조3천203억원 ▲LG디스플레이 매출 24조3천179억원·영업손실 639억원 등으로 예상된다.

분기별 실적은 LG이노텍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연간으로는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가 전년 대비 둔화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 삼성SDI, 전지사업 호조…4Q·연간 실적 ‘함박웃음’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전지사업 부문 호조로 1년 전보다 100%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연간 실적 역시도 전년보다 5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호조 배경을 전지사업 부문 성과로 풀이했다. 전동공구나 소형 가전기기에 사용되는 원형전지 공급이 증가한 가운데 중대형전지는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수주 효과도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형전지는 Non-IT용 원형전지 볼륨 성장 등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중대형전지는 전기차(xEV)용 전지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애플쇼크’ LG이노텍, 4Q 영업익 하락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 판매 둔화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이폰 판매 감소 여파로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은 LG이노텍의 실적 부진을 아이폰 판매 둔화에 따른 카메라 및 3D센싱 모듈 공급량 감소로 보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의 급격한 수요 둔화에 따른 신제품(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삼성전기, MLCC 수요 지속 힘받아

삼성전기는 4분기와 연간 모두 호실적이 기대된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2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연간으로 봐도 20%, 250% 수준의 증가가 기대된다.

배경은 컴포넌트솔루션 사업이다. 컴포넌트솔루션 부문의 주력 제품으로 스마트폰과 TV, PC 등 전자제품은 물론 전기차,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MLCC 수요가 지속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도 MLCC는 수익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윤 유안타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산업의 성장 주축인 자동차 전장화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삼성전기의 모듈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4분기 24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70억원)보다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840억원으로 2017년(1040억원)보다 줄었다.

■ LG화학, 배터리 늘고 기초소재 역성장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매출, 영업이익이 엇갈린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년 전 대비 약 7%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매출도 약 8% 늘지만 영업이익은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성적 배경은 주력사업인 기초소재 부문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단 전기자동차, ESS 전지를 취급하는 전지사업은 공급 확대로 호실적이 점쳐진다. 전지사업 부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780억원대, 연간은 1920억원대로 기대된다. 전년 4분기(137억원), 연간(289억원) 영업이익보다 높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초소재 부문 영업이익 악화는 PE와 PP, ABS 등 주요 제품 가격격차(Spread)가 축소된 점에 기인한다”며 “전지 부문 영업이익은 중대형배터리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견조한 실적 유지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LG디스플레이, 中 LCD 물량 공세 충격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하지만 매출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4분기 대비 170% 가량 늘지만 매출은 3%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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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성적은 더 좋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10% 넘게 줄고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물량 공세로 성적이 둔화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2017년 영업이익은 450억원이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상반기까지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가는 올 3분기까지 점진 하락할 전망이다. BOE(중국 패널업체)는 65인치 패널 판가 인하로 점유율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