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왜 팟캐스트에 공 들일까

김릿·앵커 잇단 인수…이용시간 증가·자체 콘텐츠 확보 노린듯

인터넷입력 :2019/02/07 09:22    수정: 2019/02/07 09:2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팟캐스트가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최대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주 팟캐스트 전문업체 김릿을 2억3천만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6일(현지시간) 분기 실적 발표 때 팟캐스트 제작 및 유통 전문업체 앵커도 인수했다고 밝혔다. 앵커는 이용자들이 손쉽게 팟캐스트를 만들고 유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플랫폼을 갖고 있는 업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리코드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업체에 대한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투자 규모가 5억 달러 가량에 이를 것이란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다니엘 엑 스포티파이 CEO.

스포티파이는 유료 가입자 9천6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다. 무료 이용자를 감안할 경우 한 달에 최소 한 번 이상 접속하는 이용자가 2억700만명에 이른다.

스트리밍 시장 2위 업체 애플뮤직 가입자는 5천만명이다. 애플 뮤직은 월간 이용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압도적인 시장 1위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왜 팟캐스트 쪽에 눈을 돌리는 걸까?

■ "팟캐스트 이용자가 음악 더 많이 소비한다"

이에 대해 대니얼 엑 최고경영자(CEO)는 “팟캐스트 이용자들이 플랫폼에서 보내는 시간이 두 배 정도 더 많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팟캐스트 이용자들이 음악을 더 많이 소비한다는 얘기다.

최근 인수한 두 업체의 구체적인 쓰임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릿은 팟캐스트 생산자 플랫폼, 앵커는 팟캐스트 생산자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엑은 “김릿은 세계 최고 콘텐츠 생산자 중 하나다. 또 앵커는 오디오 생산의 새로운 경로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스포티파이의 연이은 팟캐스트업체 인수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란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넷플릭스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월정액 기반 영상 스트리밍업체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던 넷플릭스는 최근 들어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하우스오브카드’를 비롯한 히트작들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가입자를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영상 시장에선 각 업체마다 대표작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HBO의 히트작은 ‘왕좌의 게임’, 넷플릿스는 ‘하우스오브카드’ ’스트레인저 싱스’ 같은 히트작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반면 음악 시장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거의 모든 서비스업체들이 비슷한 타이틀들을 제공하고 있다. 독점 계약 개념이 거의 없다.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쪽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런 시장 상황을 바꾸고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 상용 서비스 위주 음악 스트리밍 시장 문법 바꿀까

배리 맥카시 최고재무책임자(CF)는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그 동안 스포티파이가 김릿 등과 팟캐스트 독점 공급 계약을 맺은 적은 있지만 대부분의 콘텐츠는 여러 플랫폼에서 함께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릿, 앵커를 손에 넣으면서 이런 시장 구도에 변화를 줄수도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맥카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체 고급 팟캐스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다수 팟캐스트는 (스포티파이에서) 독점 공급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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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무슨 의미일까?

이에 대해 리코드는 “동영상 시장은 독점 비즈니스인 반면 음악은 상용 비즈니스다”면서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팅을 그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