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로 기업 수익률 높이는데 기여하겠다"

[글로벌 기업 CEO 인터뷰] ②이성열 SAP코리아 대표

컴퓨팅입력 :2019/02/12 09:05    수정: 2019/02/13 15:08

"아직 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도 보편화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산업별 클라우드라고 하면 허공에 대고 얘기하는 격으로 보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10년 뒤엔 클라우드로 혁신한 회사가 무조건 이기게 될 거에요."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각축전을 예고하는 신호들이 속속 등장 중이다. 공공·금융 시장은 빗장을 풀려 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들은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잇따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사업자들도 대대적인 시장 공략 방침을 내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가 내건 클라우드 사업 핵심 키워드는 '돈 버는 클라우드'다. 단순히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수준을 넘어 SAP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의 수익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산업별로 SAP가 제공하는 맞춤형 솔루션이 실행 수단이다. 이를 통해 전사적 자원 관리(ERP) 사업자에서 향후 클라우드 사업자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

■"산업별 솔루션 무기로 클라우드 사업자 입지 굳힐 것"

이성열 대표는 IBM에서 여러 임원직을 거쳐 SAP에 합류했다. 지난해 3월부터 임기를 시작, 취임 만 1년을 앞두고 있다.

대표 2년차인 올해는 글로벌에 비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클라우드 사업자로서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SAP가 제공하는 차별적 가치에 근거한 브랜드 리포지셔닝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산업별 디지털 혁신을 도울 수 있는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 파트너로서요. 일반적으로 말하는 트랜스포메이션이 아니라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해 공통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제조, 유통, 소비재, 통신, 금융 등 5가지의 주력 산업 분야도 정했다.

싱가포르 소재 '레오나르도 센터'는 각 산업에 맞는 해법을 내놓는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레오나르도 센터는 SAP 고객사, 파트너사, 정부 및 교육기관 등 디지털 혁신 생태계 내 다양한 주체들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이 반영된 디지털 혁신 플랫폼 '레오나르도'를 활용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다. 현재 상주하는 인원은 스무 명 가량이다.

일례로 두산은 인적자원관리(HCM) 솔루션 'SAP 석세스팩터스'를 도입했다. 통합된 HCM을 적용해 그 동안 기업 합병으로 분절된 인사 관리 절차를 통합하고, 데이터 기반의 인사 관련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는 것.

이는 국내 시장 상황에도 적합한 전략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대기업에 맞서 AI, 운영체제 등의 분야를 주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투자금 규모가 너무 달라요. 우리가 1조를 쓰면 상대는 몇 조, 10조를 투자하는 형국이니까요. 그 대신 한국의 스타트업이나 혁신하는 대기업이 집중해야 하는 게 인텔리전스 모델이라 봐요."

■"오라클 지원 중단은 락인 정책 아니다"

SAP를 둘러싼 화두 중 하나는 차세대 ERP 'SAP S/4 하나(HANA)의 타사 솔루션 지원 중단이다. 오는 2025년부터 기존 ERP 제품인 R3는 유지 관리 서비스가 종료된다.

SAP HANA란 울타리 안에 대부분의 IT업체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연합군을 구성해 오라클과 대결을 벌이려 한다.

문제는 SAP ERP를 이용하는 많은 기업들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즉 이들은 2025년부터 S/4 HANA와 SAP의 DB 상품인 HANA를 선택하거나, 다른 ERP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신규 ERP의 성능 최적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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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는 거래 데이터를 처리하는 플랫폼입니다. 거래 내용과 비용 등을 고려해 매출 전표를 결산하고, 이를 DB에 올려 빅데이터 활용을 돕는 식이죠. SAP HANA 기반으로 개발됐고, 다른 DB를 사용하면 데이터 연산 처리 방식이 맞지 않아서 제 속도를 낼 수 없어요."

락인(Lock-In) 정책이 아닌, 필요에 의한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고객관계관리(CRM) 상품인 'C/4 HANA'의 경우 구글, 아마존, MS 등 타사 인프라 클라우드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