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레인지, 가스레인지 급속 대체…시장 경쟁 치열

올해 100만대 수준...시장 커지자 삼성·LG전자도 본격 참전

홈&모바일입력 :2019/02/15 16:08    수정: 2019/02/15 16:08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를 대체하고 있다. 업계는 전기레인지 시장 규모를 가스레인지 시장 3분의 1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80만대 수준이었던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하며 올해 100만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2019년 1월 전기레인지 판매수량은 전년대비 12% 늘었으며 매출은 35%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자랜드의 1월 전기레인지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10% 늘었다. 2월 13일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성장했다.

이 같은 빠른 성장세에 국내외 가전 기업이 앞다퉈 전기레인지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뚜렷하게 시장 선점을 한 기업은 나오지 않아 올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 국내 중견 기업이 시장 형성

전기레인지 시장 초기에는 밀레와 틸만, 지멘스, 아에게 등 외산 전기레인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빌트인 방식 때문에 일반 소비자의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국내 전기레인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SK매직과 린나이, 쿠쿠, 쿠첸, 웅진, 청호나이스 등 중견기업이 제품을 내놓으면서부터다.

SK매직은 2017년 기준으로 전기레인지 판매량 10만대를 넘기며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SK매직은 최근 다이얼 방식의 ‘이지쿡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와 플렉스 기능이 있는 ‘플렉스 하이브리드 레인지’를 출시하는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나온 전기레인지.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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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첸은 전기밥솥을 이을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전기레인지를 택했다. 2013년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함께 구성한 하이브리드 레인지를 최초로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2013년 27억에서 2018년(3분기 누적) 282억으로 뛰었다. 쿠첸 전체 매출 가운데 전기레인지 비중도 늘고 있다. 2013년 1%를 차지했다면 2018년(3분기 누적) 기준으로 17%를 기록했다.

쿠쿠도 전기레인지를 신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2014년 8월 하이브리드 에코 전기레인지를 출시하며 시장에 들어왔다. 올해는 주력제품인 초고온 하이브리드 인덕션레인지를 통해 전기레인지 시장 선점을 도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쿠쿠전자의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6% 가량 급증했다.(사진=쿠쿠전자)

■ 프리미엄으로 승부수 던지는 삼성전자·LG전자

시장이 커지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지난해 본격적으로 전기레인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고급 강화유리나 최대 화력 지원, 사물인터넷(IoT) 등 프리미엄 사양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2019년형 슈퍼 프리미엄 라인업 ‘셰프컬렉션 인덕션’ 모델 3개를 출시했다.

셰프컬렉션 인덕션은 국내 최고 수준인 최대 6천800W(와트)의 강력한 화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과 달리 모든 화구를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출력 저하 없이 최대 화력으로 음식을 빠르게 조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2019년형 전기레인지 인덕션을 출시한다. (사진=삼성전자)

또 제품 상판에는 강화 유리로 유명한 독일 브랜드 쇼트의 ‘세란 글라스’를 적용해 긁힘을 방지했다. 출고 가격은 옵션에 따라 129만∼299만원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인덕션 전기레인지를 출시했다. LG전자도 독일 쇼트 사의 강화 유리를 채택했다. 쇼트의 '미라듀어 글라스'를 적용한 것이다. 미라듀어 글라스는 다이아몬드에 견줄 만큼 긁힘에 강하다. 출고가 기준으로 309만원(모델명: BEF3MT), 209만원(모델명: BEI3MT)이다.

가시적 성과도 나왔다. LG전자는 올 1월 판매한 디오스 전기레인지가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3배 규모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해도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LG전자 창원공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가스레인지는 B2B에 집중하고 가정용은 전기레인지만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강력한 화력, 탁월한 안전성, 차별화된 편의 기능, 세련된 디자인 등을 모두 갖춘 전기레인지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시장 확대 위해선 ‘에너지 효율’ 해결돼야…

전기레인지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접 가열 전기레인지의 경우 가스레인지보다 사용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누진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전기레인지로 완전 대체가 어려울 것”이라며 “여름에 에어컨과 함께 쓰거나 곰국을 자주 끓이는 경우 전기료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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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이 조리 기구별로 사용할 때의 비용을 비교한 결과 직접 가열 전기레인지 127%, 인덕션 레인지 100%, 가스레인지 103%로 조사됐다. 사용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것은 직접 가열 전기레인지였다.

한국소비자원은 “직접 가열 전기레인지는 소비 전력이 크기 때문에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격 이상의 전용 콘센트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