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업계, 현대기아차 행보에 긴장..“차별화만이 살 길"

“커넥티비티 시스템 강화만이 살 길”

카테크입력 :2019/02/28 15:14    수정: 2019/02/28 16:36

현대기아차가 28일 내장형 블랙박스의 양산차 탑재 소식을 알리자, 국내 블랙박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내장형 블랙박스와 대등한 승부를 겨루기 위해서는 커넥티비티 시스템 강화가 살 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블랙박스 업계 관계자 A씨는 “오래전부터 현대기아차가 내장형 블랙박스 개발을 위해 국내 전장부품 업계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블랙박스 업계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블랙박스 업계가 현대기아차의 행보에 대응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바로 커넥티비티를 활용한 차별화”라고 밝혔다. B2B(기업과 기업) 사업에 전념하기 보다는 애프터마켓 또는 B2C(기업과 고객)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블랙박스 업계 관계자 B씨는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출시하고 있는 블랙박스가 운전자 편의성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가적인 기능들이 더 많기 때문에, 애프터마켓 블랙박스 수요가 급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블랙박스 업계 역시 이런 시장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던 건 아니기 때문에 제품 품질과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해 경쟁력을 갖춘 블랙박스 제품들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한 전장부품 전문기업과 손잡고 내장형 블랙박스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내장형 블랙박스 카메라 (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 내장형 블랙박스 카메라 실행 장치 버튼 (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가 출시할 신차에 적용할 내장형 블랙박스는 차량 내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아우르는 용어) 화면 및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출시한 현대기아차는 간단한 기능의 내장형 영상 기록장치가 있었다. 버튼을 누르면 주행 중에 후방영상을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현대기아차 내장형 블랙박스는 ▲전후방 고화질 녹화 ▲주차 중 녹화(보조배터리 장착 시) ▲충격감지 모드 ▲AVN 연동 ▲스마트폰 연동 ▲메모리 고급 관리 ▲eMMC(내장형 메모리) 등이 적용됐다.

현대기아차 내장형 블랙박스 모듈은 룸미러 뒤쪽 공간에 숨겨져 외부로 노출돼 있지 않다. 만일 운전자의 시야 방해나 사고 시 부상 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 현대기아차 측 설명이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현대기아차 내장형 블랙박스 시스템 (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 내장형 블랙박스의 단점은 바로 용량이다. 최소 16GB 용량부터 256GB까지 지원되는 애프터마켓 시장 블랙박스와 달리, 현대기아차 블랙박스 용량은 단일 32GB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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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차량 내부에 장착된 32GB 용량의 저장장치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내장형 eMMC 타입으로 내구성과 신뢰성이 높은 메모리를 적용해 일반 외장 카드타입 메모리에 비해 장기간 사용해도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일 용량에 대한 불만은 당연히 소비자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소비자 스스로 확장 메모리를 내장형 블랙박스에 장착할 수는 없다”며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향후 확장형 메모리 탑재 유무 등을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