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경쟁 격화…세계 3强 눈치싸움 '치열'

가격 낮추고 공개 시기 앞당기는 등 움직임 눈길

홈&모바일입력 :2019/03/12 17:13    수정: 2019/03/13 08:48

올해 본격 개화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는 가운데 애플도 이르면 올해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2년 내 100만원 초반대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선언,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독일 드 벨트에 따르면, 리차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1~2년 내 폴더블폰의 가격을 약 1천 유로(약 127만 원)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며 "몇 년 안에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 달 메이트 X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는 비난을 의식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춘 것으로 보인다. 메이트 X의 가격은 2천299유로(약 293만 원)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1천980달러·약 222만 원)보다도 약 70만원 높다.

그러면서 리차드 위는 "내년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가 될 것이다. 이미 목표에 근접했다"라며 "애플은 연내 폴더블폰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1위 삼성전자와 2위 애플을 동시에 저격한 셈이다.

리차드 위 화웨이 CEO가 메이트 X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씨넷)

다만 화웨이는 호기로운 목표를 내세우면서도 메이트 X의 출시일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메이트 X은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낮은 생산수율로 출시가 미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에 해당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BOE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화웨이의 메이트 X 출시는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BOE의 플렉서블 OLED 생산수율이 30%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플렉서블 OLED 수율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내년에야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던 애플이 공개 시기를 올해로 앞당길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만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샘플을 전달받아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폴더블 아이폰 개발에 속도를 올려 프리미엄 스마트폰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애플은 매년 9월 스마트폰 신제품을 발표한다. 애플이 내년 9월에야 폴더블폰을 선보일 경우 삼성전자, 화웨이 등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뿐 아니라 신기술에 뒤처진다는 평을 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애플은 지난해 무리한 고가 전략으로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고전하고 있다. 올해에는 화웨이에 세계 스마트폰 2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높다. 아이폰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신제품 출시 주기도 상대적으로 길어 반등 기회가 마땅치 않다. 최근에는 부진한 하드웨어 매출을 메꾸기 위해 TV 스트리밍, 뉴스 구독 등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에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다음 달 26일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선공에 나선다. 국내에는 갤럭시 폴드 5G 모델을 오는 5월 출시할 예정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갤럭시 폴드를 올해 100만대 이상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메이트 X의 연간 출하량은 30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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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폴더블폰의 높은 가격(220만~290만 원)과 두께·무게 등 단점은 향후 출시 경쟁이 심화되면서 폼팩터 개선과 가격인하로 직결될 전망"이라며 "폴더블폰은 휴대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해 5G를 기반으로 이종산업과 결합, 출하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산하 위츠뷰는 "중국 업체들의 플렉서블 OLED 패널 생산량 점유율이 27% 수준에 그치는 만큼 아직 한국 업체들이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도 "2020년 이후에는 중국의 OLED 패널 생산량이 한국 수준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