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디스플레이, 8K-IT-혁신 폼팩터로 中 따돌려야”

IHS마킷 "대형, 면적기준 中에 밀려...기술 헤게모니 가져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3/19 14:48    수정: 2019/03/19 15:28

“세계 대형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중국이 올해 면적 기준 점유율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출하량 선두는 이미 지난해부터 달성했다. 이제 국내 업계가 살아남는 방법은 패러다임 전환밖에 없다. 새로운 시장을 열고 헤게모니(Hegemony)를 지속 가져가야 한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19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 엘타워에서 열린 ‘Korea Display Conference 2019’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상무는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8K와 정보기술(IT) 분야 디스플레이, 혁신적인 폼팩터를 꼽았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패널 제조사들보다 앞선 기술력을 활용해 초고해상도 TV와 하이엔드 모니터, 노트북 패널 시장을 주도하고 롤러블(rollable),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을 선점하라는 설명이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가 19일 국내 상반기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2019에서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IHS마킷은 올해 30만대 규모의 8K TV 패널이 출하되면서 8K TV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패널 크기는 모두 60인치 이상이며 출하량 기준 68%가 국내사 제품으로 예상했다. 중국 제조사의 올해 8K TV 패널 출하량 비중은 0%대인데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상무는 “국내사들이 중국 디스플레이업계 약진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동력으로 8K TV 패널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기업들은 우선 패널 공장 라인업 안정화와 생산량 확대에 집중한 후 8K TV 패널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진한 IHS마킷 이사 역시 “올해 CES에서 많은 8K TV 라인업이 공개됐다. 삼성전자도 8K TV를 앞세우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도 이어질 것”이라며 “8K 생태계 역시 준비됐으며 올해부터 8K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IHS마킷은 게이밍 모니터나 노트북 패널 등 IT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국내사들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고품질, 대형 디스플레 수요가 TV를 넘어 IT 디스플레이 시장에도 적용되면서 부진한 TV 패널 수익성을 보강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커브드 모니터 패널 출하량은 2015년 100만대에서 올해 1천36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IHS마킷은 전망했다. 화면 주사율이 120Hz(1초에 120장의 정지화면을 재생, 숫자가 높을수록 화면 구동이 매끄럽다) 이상인 고품질 노트북 패널 시장에서 올해 한국 비중은 22.9%로 점유율 1위 국가인 대만(32.3%)과의 차이를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대만과 한국의 주사율 120Hz 이상 노트북 패널 시장점유율은 각각 67.7%, 17.4%였다.

정 상무는 “국내사들은 TV 패널 가격이 떨어지면서 악화된 수익성을 모니터 패널 시장에서 높일 수 있다”며 “특히 모니터 패널은 TV 패널에서 생산되는 만큼 물량을 조절하면 수익률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패널 제조사들은 광시각 기술, 아이프레임 등 우수한 기술을 가진 만큼 하이엔드 수요가 높아지는 IT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도 확보할 수 있다“ 덧붙였다.

IHS마킷은 국내사들이 롤러블, 마이크로 LED 등 혁신 폼팩터 패널 시장을 선도해야 TV 패널 시장에서 수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분야도 주도할 수 있다고 봤다. 폼팩터 변화 없이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가치를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 상무는 “지난해 4분기 지역별 55, 60인치 OLED TV 침투율을 조사해보니 일본과 서유럽은 60%에서 30%에 육박했다. 반면 북미와 중국은 10%대로 낮았다”며 “침투율이 높은 지역의 OLED TV와 LCD TV 가격차는 1.9~2.2배 정도였다. 침투율이 낮은 곳은 2.7~3배 정도였다. OLED가 LCD보다 성능이나 두께 부분에서 우수하지만 똑같은 사각 프레임인 이상 소비자가 지불할 프리미엄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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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S마킷은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롤러블 TV, 삼성디스플레이의 마이크로 LED가 새로운 폼팩터 시장을 잡을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롤러블 TV는 시청하지 않을 때는 디스플레이를 말아 소비자들에게 공간 절약 가치를 제공하고 마이크로 LED는 벽면 등에 원하는 크기로 붙이거나 떼면서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상무는 “디스플레이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공간을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홀로그램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롤러블과 마이크로 LED 패널은 그 중간 단계”라며 “국내사들이 이처럼 프리미엄 패널 시장에서 경쟁자들과의 거리를 늘릴 수 있다면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