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 1Q 중대형 배터리 적자 전망

국내 ESS 화재사고 인한 '판매중단·충담금 설정'이 요인

디지털경제입력 :2019/04/03 17:48    수정: 2019/04/04 07:45

LG화학과 삼성SDI가 올해 1분기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로 인한 판매중단 영향 탓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화학과 삼성SDI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평균치)로 각각 4천03억원, 1천509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 대비 각각 26.98%, 22.3% 감소한 수치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과잉전력을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을 말한다. 중대형 배터리는 ESS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로 LG화학과 삼성SDI는 국내 ESS 시장에서 각각 60%, 4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의 ESS 제품.(사진=삼성SDI)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가 1분기 ESS 화재사고로 인해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600~900억원대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미래에셋대우은 LG화학이 924억원, 62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대신증권도 LG화학이 610억원, 삼성SDI가 63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예측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화학의 1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ESS 관련 불확실성은 5월 (정부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배터리 부문에서 ESS 충담금, 한국 매출 감소, 전기차 배터리 및 소형 배터리 부문의 비수기 진입 등으로 배터리 부문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ESS 화재사고에 대비해 사고처리비용으로 1천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설정하고, 올 1분기 국내 ESS 판매중단에 대응해 화재사고가 보고되지 않는 해외 시장공략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ESS 국내 매출이 정부의 안전기준 점검과정에 따라 매출이 지연되면서 삼성SDI의 1분기 ESS 매출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이에 중대형 전지 적자가 지난해 4분기 대비 100억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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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배터리 시장의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1분기 중대형 배터리 사업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과 삼성SDI와 달리 ESS 화재사고 영향은 없지만, 전기차 배터리향 수주물량 규모가 작아 당분간 흑자전환 어렵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1분기 영업이익은 4천578억원으로 석달 전 대비 38.23% 감소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은 매출성장이 본격화되는 2020년에도 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배터리 수주잔고는 2017년말 65기가와트시(GWh)에서 최근 420GWh까지 상승해 2022년 영업이익은 2천960억원까지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