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단체 공격 해커 '금성121', 통일부 메일 위장 공격 포착

'오퍼레이션 페이크 뉴스'...작년 공격과 유사점 발견돼

컴퓨팅입력 :2019/04/23 14:18    수정: 2019/04/23 14:18

특정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해커 조직인 일명 ‘금성 121’의 사이버 공격 정황이 또다시 포착됐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대북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한 바 있다.

보안 전문 기업 이스트시큐리티(대표 정상원)는 통일부를 사칭한 스피어 피싱 메일이 국내 관련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유포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23일 밝혔다.

발견된 공격은 지난해 6월, 7월 두 차례에 걸쳐 발견됐던 통일부 사칭 스피어 피싱 공격 사례와 유사하다. 해당 공격은 ‘금성 121’로 불리는 해커 조직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공격은 통일부가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을 해명하는 것처럼 위장한 스피어 피싱 이메일을 대북관련 단체 종사자에게 발송해 악성코드 감염을 유도한다.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는 이번 공격을 ‘오퍼레이션 페이크 뉴스’로 명명하고 분석과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ESRC의 분석 결과 이 공격은 메일 수신자가 통일부에서 발송한 정상적인 이메일로 착각하게끔 이메일 주소를 위장하고, 이메일 제목 역시 ‘[통일부] 보도자료해명’으로 기재해 발송하고 있다.

이메일 내용은 통일부의 특정 주무관을 사칭해 일부 언론사 기사에 대한 통일부 공식 해명이라는 설명과 함께, 신용카드 이메일 명세서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안 메일과 유사한 HTML 형식의 파일이 첨부돼 있다.

이 화면은 지난해 금성 121 그룹의 공격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또 보안 메일의 영문 표현인 'Security Mail'에 'Seculity Mail'로 표기돼 동일한 오자가 존재한다.

메일 수신자가 이 첨부 파일을 열람하면 보안을 위해 비밀번호 발급이 필요하다는 안내와 함께, 임시 비밀번호를 등록하라는 페이지가 나타난다.

안내된 내용과 같이 임시 비밀번호를 입력할 경우 실제 통일부 웹사이트에 존재하는 특정 이미지 주소를 불러와 수신자의 의심을 줄인다. 동시에 웹브라우저를 통해 통일부의 해명 보도자료로 조작된 화면을 보여준다.

이 경우 메일 수신자에게는 조작된 해명 보도자료 페이지만 나타나지만, 페이지를 불러올 때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는 특정 구글 드라이브 주소로 접속해 해커가 올린 악성 파일을 내려받는다.

이후 파워쉘 명령을 통해 디코딩과 메모리 맵핑을 진행하며, ‘피클라우드’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감염자 정보를 해커에게 전송한다.

이번 공격에서는 지난해 금성 121이 수행한 공격처럼 러시아 언어로 작성된 코드가 일부 확인됐다.

문종현 ESRC 센터장 이사는 “특정 국가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금성 121 과 같은 해킹 그룹의 APT 공격은 대부분 스피어피싱 이메일로부터 시작된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메일과 첨부파일을 열어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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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스트시큐리티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신속히 협력해 해당 스피어피싱 메일 유포와 악성코드 동작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자사 보안 백신 프로그램 알약에서 공격에 사용된 악성코드를 탐지, 차단할 수 있도록 긴급 업데이트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