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EV세상] 혼란만 준 캠시스 초소형 전기차 판매 전략

쌍용차 대리점 내 '쎄보-C' 판매 계획에 쌍용차-캠시스 입장차

데스크 칼럼입력 :2019/05/09 10:17

“정말 쌍용자동차 대리점에서 캠시스 초소형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이 맞나요?”

8일 지디넷코리아의 기사가 나간 이후로, 소비자들이 캠시스와 쌍용차에 이같은 문의가 많았던 모양이다. 캠시스가 8일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에 맞춰 자사의 초소형 전기차 ‘쎄보-C’가 쌍용차 대리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캠시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 전기차 엑스포를 통해 판매 채널과 A/S 등 실제 고객과 미디어로부터 문의가 많았던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전한다”며 쌍용차와의 협업 사실을 알렸다. 대리점 판매 뿐만 아니라 쌍용차 정비센터에서도 캠시스 쎄보-C 정비가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보도자료에는 “쌍용자동차 정비와 업무협의가 진행 중에 있으며, 추후 전국 쌍용정비소를 통한 입고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나 정비와 관련된 협업 소식을 전할 때는 최소 양자 간 합의를 이룬 후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에게 배포한다. 캠시스뿐만 아니라 쌍용차에서도 초소형 전기차 판매 소식을 알리는 자료가 배포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쌍용차는 관련 내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쌍용차 등과 판매 네트워크 협업을 발표한 캠시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보도자료 배포 이후 열린 캠시스 간담회에서도 쌍용차와의 협업 소식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캠시스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부스 벽면에도 쌍용차와의 정비 서비스 내용이 소개됐다. 다만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협의중’이라는 표현이 함께 새겨졌다.

간담회 이후 쌍용차는 지디넷코리아를 포함한 국내 언론사에 “캠시스와 초소형 전기차 판매 또는 정비와 관련된 논의를 한 적 없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결론적으로 캠시스의 판매 전략 발표는 혼란만 낳은 셈이다.

쌍용차는 현재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친환경차 라인업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유일한 업체다. 내년부터 쌍용차는 코란도급 SUV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내놓고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전하긴 했다.

쌍용자동차의 전기차 투입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1년 이상 늦기 때문에, 초소형 전기차 판매 또는 정비가 업게 친환경 이미지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쌍용차 출신인 박영태 대표는 쌍용차의 고민 해결과 자사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쌍용차와의 판매망 구축 협업 사실을 미리 알린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 관계이자 동반자 관계인 쎄미시스코가 아마트 유통망을 활용해 초소형 전기차 D2를 판매한 것이 자극제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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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캠시스의 발표는 신중하지 못했고 너무 빨랐다. 좀 더 시간을 둔 다음 별도 간담회를 통해 쌍용차와의 협업 사실을 알리는 것이 캠시스에겐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쌍용차도 이제부터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코란도, 티볼리, 렉스턴 등 주요 SUV 판매에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캠시스와의 협업 내용이 사실이라면, 쌍용차도 주저하지 말고 이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