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기술 부족 인정한 현대기아차 "투자가 답”

수소전기차·전기차 투트랙 전략도 고수

카테크입력 :2019/05/22 16:21    수정: 2019/05/23 10:11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순수 전기차 기술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전기차 개발 속도가 약 2년 정도 늦지만, 과감한 투자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최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을 향한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부족했던 미래 자동차 기술이 무엇인지를 인지해야 한다고 전했다”며 “미래 자동차 기술 확보가 다른 업체들보다 늦지만, 과감한 전략 투자를 통해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과감한 투자” 메시지는 연구개발본부의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기존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올해부터 연구개발본부장직을 맡아오면서 내부 구성원 사기가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우측)과 리막의 마테 리막 CEO가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기아차)

이미 현대기아차는 지난 14일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에 1천억원을 투자하고, 미래 친환경차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N 브랜드 고성능 순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콘셉트를 내년에 공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남양연구소가 1만2천여명 가량의 인력이 있지만, 아직까지 고성능 전기차를 개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 한 상황”이라며 “리막 투자는 전기차 기술의 노하우를 조기에 획득하고, 10년 넘게 관리해온 N 브랜드의 정체성을 동시다발적으로 키워주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수소전기차 개발 전념은 오해”..투트랙 전략 고수하는 현대기아차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넥쏘 등 미래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 홍보에 전념해왔다. 부족했던 수소충전소 인프라 기술도 확보해 수소전기차 시장 리더로 거듭나겠다는 뜻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을 수소전기차 홍보대사라고 자청하며, 현대기아차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시장 트렌드인 전기차 개발을 무시하고 수소전기차에만 몰두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도 한 때 순수 전기차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너무 수소전기차 홍보에만 전념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해가 점점 커지자,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상무가 진화에 나섰다.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김세훈 상무는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행사에서 “현대차는 내연기관 자동차 뿐만 아니라 순수 배터리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까지 만드는 몇 안되는 회사”라며 "친환경차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두 가지가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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