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 업계, 2분기에도 ‘실적 부진’ 전망

공급과잉 지속…하반기, 비메모리·OLED로 반등 기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6/04 07:40    수정: 2019/06/04 07:4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 예상된다.

이는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와 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LCD)의 가격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는 최근 5월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으로 D램은 전월대비 약 6% 하락한 3.75달러, 낸드플래시는 전월대비 2% 가량 줄어든 3.9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55인치와 6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각각 전월대비 0.7%, 0.93% 줄어든 142달러와 213달러를 기록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둔화로 D램 판가는 2분기 20% 중반, 3분기 10% 중반, 4분기 15% 하락할 것이다. LCD는 단기 판가 반등을 예상하나 중국 업체의 캐파 증설 후폭풍이 진행 중”이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가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 2Q에도 반도체 부진 예고…美中 무역전쟁 여파로 하반기엔 반등 기대

신한금융투자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의 실적으로 매출 14조770억원, 영업이익 3조4천460억원을 예상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은 2.72%, 영업이익 16.36% 줄어든 수치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으로는 매출 64820억원, 영업이익 9280억원이 전망된다. 이 역시 전분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2.06%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9(9820)’. (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46.98%, 69.15% 줄어든 4조1천200억원, 1조3천6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영향으로 반도체 실적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은 삼성전자(반도체 사업 부문)가 전년 대비 62.9% 줄어든 16조6천억원, SK하이닉스가 전년 대비 75.1% 줄어든 5조2천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올해 반도체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업황개선이 하반기 반전도 기대된다. 미국이 최근 화웨이에 대한 제재조치에 나섬에 따라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이 마이크론, 인텔, 난야 등 미국 관련 기업이 아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주문하는 물량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비메모리(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사업에서 자사의 엑시노스 물량 공급을 늘리는 호재를 맞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의 IT 업체들이 미국 관련 기업들로부터 메모리 반도체 구입 비중을 줄이고, 한국 업체들에게 보다 많은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경우, 한국 업체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판매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레노보와 비보가 엑시노스 AP 채택을 고려하고 있다. 하반기 삼성전자가 화웨이로부터 1천850만대의 스마트폰을 뺏어오고 30%의 비중으로 자사 AP를 탑재할 경우, 3억3천만달러의 신규 AP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분기 삼성·LG디스플레이 연속 적자…하반기부터 OLED 시장 확대 위한 전략 가속

메리츠종금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으로 매출 8조4천억원, 영업적자 2천억원을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으로는 매출 6조5천61억원, 영업적자 3천81억원을 예상했다.

양사의 실적은 전분기 대비 적자규모가 각각 4천억원, 1천761억원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 기업들이 하반기에도 대규모 생산공장(10.5세대) 가동으로 물량공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TV 세트업체와의 가격조정과 스마트폰 시장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용확대 추세에 따라 반전도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 조감도. (사진=LGD)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BOE의 증설 외에도) 올해 이후 CSOT와 샤프/폭스콘의 10세대로 순차적으로 양산되며 LCD 패널가에 하방압력이 지속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LCD 공급과잉은 중국의 신규 양산 라인 가동에 기인해 하반기까지 악회될 전망”이라며 “한국 업체 입장에서 LCD로는 더 이상 생산측면의 차별화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과 대형 OLED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1억7천만대에 달하는 중소형 OLED 패널을 출하, 2020년 1억9천만대, 2021년 2억1천500만대로 출하 규모를 지속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OLED 채용을 확대하는 가운데 애플도 내년부터 모든 제품군에 OLED를 적용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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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광저우 OLED 생산공장이 가동에 돌입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환경을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 약 700만대에 달하는 WOLED(LG디스플레의 대형 OLED 기술명) 패널 출하를 목표로 광저우 생산공장의 수율을 확보하고, 이후에는 파주 P10(10.5세대 공장)에 대한 전환투자를 통해 대형 OLED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9년 OLED 스마트폰은 플렉서블은 1억8천만대, 리지드는 2억8천대 수준이 출하될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 약 7천400만대의 POLED(스마트폰용 OLED) 판매량을 기록한 애플이 올해 하반기 신모델 내 POLED 비중을 65~70%까지 증가시킬 것이다. 중화권 POLED 물량도 2018년 거의 없던 수준에서 올해 2천500만대 내외 수준까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캐팩스(시설투자)는 7조7천억원 수준으로 예상하며, 광저우 생산공장 장비 발주와 파주 P10 장비를 일부 발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