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 IP 재현의 완성판

완성도는 높으나 호불호 갈릴 여지가 뚜렷한 게임

디지털경제입력 :2019/06/07 10:39

넷마블이 지난 4일 출시한 모바일게임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이하 일곱개의대죄)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IP를 활용한 게임이 쏟아지다시피 나오는 모바일게임 시장이기에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일곱개의대죄는 여느 IP 활용 모바일게임보다 특별하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정도를 넘어 게임이 애니메이션 안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개발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사이사이에 원작 애니메이션 에피소드가 거의 그대로 재현된다. 화면비만 가로에서 세로로 달라졌을 뿐 사건의 진행 순서, 인물 사이의 이벤트와 화면 연출을 고스란히 게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메인 스토리 사이사이에 나오는 애니메이션 컷신 영상 이외에도 전투 연출, 마을의 모습과 필드에서 주인공 캐릭터와 NPC의 상호작용 연출 모두 컷신 영상과 동일한 품질로 구성됐다. 게임이 애니메이션 안에 들어갔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다. 각 캐릭터의 뒷 이야기까지

알아갈 수 있는 부분은 애니메이션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일곱개의대죄 게임만의 장점이다.

게임의 주요 요소는 캐릭터 뽑기와 전투로 나뉜다. 동일한 캐릭터를 등장 시기에 따라 각기 다른 캐릭터로 구분지었다. 자칫 부족하게 여겨지는 캐릭터 수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모든 캐릭터는 외형은 얼핏 같아보이지만 각기 다른 등급과 스킬, 역할군을 갖는 별도의 캐릭터로 사용된다. 하지만 전투에 동일한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중복해서 참가할 수는 없다. 멜리오다스의 팬이라고 해서 멜리오다스 셋으로 팀을 이뤄 전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전투는 세 명의 캐릭터로 팀을 짜 진행하게 된다. 한 턴에 세 개의 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데 모든 캐릭터가 동일하게 한 번씩의 행동 기회를 얻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어떤 스킬카드를 사용하냐에 따라 행동을 시작하는 캐릭터가 정해지는 식이다. 한 턴에 세 명의 캐릭터가 하나씩 스킬을 사용하거나 한 명의 캐릭터가 세 번의 스킬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필살기 게이지 존재와 스킬카드 세 개가 연이어 배치될 시 강화된 스킬이나 상태이상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전투의 전략성을 높이는 요소다. 특정 캐릭터를 계속 활용해서 필살기를 쓸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다소 불필요한 스킬을 사용해서라도 주력 딜링 스킬을 강화할 것인지를 게임 내내 신경써야 한다.

수싸움을 즐기는 이용자는 선호할만한 시스템이지만 반대로 캐릭터 육성에 치중해서 강력한 스킬을 난사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에 익숙한 이용자는 답답하게 여겨질 수 있는 시스템이다.

관련기사

일곱개의대죄는 모바일 RPG가 어떤 점을 지향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용자 개인의 입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게임이다. 원작의 팬이거나 원작을 모르더라도 스토리와 이벤트 연출을 즐기는 이용자에게 일곱개의대죄는 충분한 만족을 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육성한 캐릭터가 스킬을 난사하며 화려함을 뽐내는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어딘가 허전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완성도는 높지만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뚜렷한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