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확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요동

삼성 최대 수혜로 독보적 1위…애플은 2위 탈환

홈&모바일입력 :2019/06/10 17:42    수정: 2019/06/10 20:10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 3강 스마트폰 업체들의 점유율이 또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로 각 업체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 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면서 애플을 제치고 1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혀왔다. 하지만 화웨이는 최근 미국의 제재 여파로 다시 3위로 하락,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스마트폰.(사진=프랑스 씨넷)

■화웨이 최대 경쟁사 삼성에 큰 수혜…주요 지역서 점유율↑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기업은 삼성전자로 꼽힌다. 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가 지속되면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덩달아 지난해 20.3%였던 점유율도 올해는 2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화웨이의 올해 연간 출하량은 2억대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됐다. 화웨이는 지난해 연간 출하량이 2억대를 돌파했지만 미국 제재가 지속될 경우 올해 1억6천520만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점유율도 지난해 14.4%에서 올해 12.1%로 떨어지게 된다.

화웨이의 악재가 삼성전자에 가장 큰 수혜로 작용하는 이유는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사가 선두 위치에서 최대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유럽, 남미,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들 지역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화웨이의 2배 수준이지만, 서로 최대 경쟁사이기 때문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너를 제외한 화웨이와 삼성전자의 순위가 각각 4위와 5위다.

■ 폴더블폰에도 영향…화웨이, 거래중단으로 출시 불투명

미국의 무역 제재는 올해 최대 화두였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올해 업계에서 가장 완성도 있는 폴더블폰으로 선점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폴더블폰 사업이 불투명해졌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와 화웨이 메이트X.(사진=졸신원중신)

예컨대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 기업 목록에 포함되면서 주요 부품·소프트웨어 협력사와의 거래가 끊기고 있다. 구글과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거래도 중단되면서 새롭게 출시될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 X는 폴더블 폼팩터에 최적화된 구글의 신규 운영체제 안드로이드Q를 업데이트 받지 못한다.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운영체제(OS) 훙멍 역시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출시 시기도 이르면 올 가을, 늦으면 내년 봄이 될 전망이다. 더군다나 앞서 시장에 나왔던 다른 제조사의 자체 OS들도 충분한 서드파티 개발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공하지 못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정부와 화웨이의 전투에서 가장 큰 승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품질 문제를 겪으면서 우려를 나았지만, 화웨이가 트럼프 행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삼성전자가 동보적인 스마트폰 선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화웨이는 내년까지 출시 가능한 OS를 구축하고 있지만 새롭고 알려지지 않아 소비자가 구매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자체 OS로 구동되는 메이트X이 구글의 소프트웨어처럼 기능이 풍부하고 세련될지도 아직 모른다"며 "메이트 X의 출시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애플, 2위 탈환…中 아이폰 불매운동으로 점유율은 하락

애플이 iOS 13을 공개했다.(사진=씨넷)

애플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화웨이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다시 분기 기준 2위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애플의 올해 연간 점유율은 전년(14.4%·2억630만대) 대비 소폭 떨어진 13.4%(1억8천280만대)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그도 그럴 게 애플의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의 화웨이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게다가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중국에서는 아이폰 불매 운동까지 확산되고 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들도 혁신 없는 고가 전략으로 인해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반발하면서 애플의 중국 사업을 해칠 수 있다"며 "중국의 애플의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현지에서 아이폰 불매 운동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갈등 완화 시 화웨이 성장…삼성 폰 출하량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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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재가 지속될 경우 2020년에는 3강 업체간 점유율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SA는 2020년 삼성전자가 24.5%(3억4천340만대), 애플은 13.7%(1억9천240만대), 화웨이는 9.2%(1억2천96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완화되면 화웨이의 성장세가 유지되며 삼성전자의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올해 삼성전자가 20.6%(2억8천740만대), 화웨이가 17.3%(2억4천110만대), 애플이 13.5%(1억8천780만대),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20.2%(2억8천830만대), 화웨이가 18.3%(2억6천180만대), 애플이 13.8%(1억9천640만대)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