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맏형 된 IPTV, 소통의 중심 되겠다”

[인터뷰] 유정아 한국IPTV방송협회장

방송/통신입력 :2019/06/19 15:18    수정: 2019/06/19 17:36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케이블TV 중심이던 유료방송 시장에서 묵묵히 성장을 거듭해온 IPTV는 이제 시장 재편의 키를 쥐고 방송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 내 IPTV의 역할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한국IPTV방송협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유정아 IPTV 협회장은 시장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PTV가 유료방송 업계를 주도하는 맏형으로서 열린 대화를 주도하겠다는 뜻이다.

유정아 IPTV협회장

유정아 협회장은 그동안 IPTV 협회가 각자 목소리를 내는 사업자에 가려져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자성과 함께, 앞으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IPTV 3사의 입장을 조율하는 중간자적 입장에 있다는 점을 백분 활용해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IPTV 협회를 찾아가 유정아 협회장을 만났다. 지난해 협회를 맡은 이후 갖은 내홍을 겪으면서 한층 단단해진 모습의 유정아 협회장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IPTV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특히 IPTV 사업자가 스스로 미디어라는 점을 자각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협회가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Q. 국내 유료방송 변화가 빨라지고 있는데, 변화의 중심에 있는 IPTV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가 중심사업자가 됐다. 최근 유료방송 사업자 간 인수·합병도 IPTV가 주체가 되는 만큼, 맏형의 마음으로 업계 전반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사업자이다 보니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넓은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케이블TV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역성 강화 등 문제들에 대해서도 폭넓게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최근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플랫폼 사업자로서 IPTV의 역할은 무엇인가?

“넷플릭스가 전체적인 국내 방송 시장을 어떻게 바꾸어나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IPTV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이런 파괴적 혁신이 국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방향이 무엇일까 고민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는 IPTV 사업자들 역시 미디어 사업자라는 인식 하에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Q 넷플릭스 도입이나 합산규제 연장 등 IPTV 3사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내에 넷플릭스가 도입될 수밖에 없었다면, IPTV 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도전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당연하다. 누구를 탓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합산규제 연장은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 규제가 사라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반해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합산규제에 대해서는 시장이 자연스럽게 재편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가 변화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Q. 유료방송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 IPTV와 케이블TV가 상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지상파 재송신 등 유료방송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당장 성과로 나타나진 않지만 자주 만나서 얘기하고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부나 시청자에게도 IPTV와 케이블 방송이 협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통의 이해관계 있는 사안에 대해선 협력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Q. 지난 10년간의 IPTV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써의 역할보다는 가입자 경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도 있는데.

“IPTV가 처음 생겨날 때 강조했던 양방향 서비스나 티커머스 등 신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이유는 시청자의 요구가 크지 않았거나,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IPTV 사업자들이 모여 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기술협의체’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협회가 중심이 돼서 공통적인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수용자 편의에 맞춘 기술의 진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Q. 올 하반기 역점을 두고 진행할 사업이 있다면?

“홈쇼핑과의 갈등을 정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지적받았듯이 홈쇼핑 업체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와 송출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조윻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체가 당사자들을 만나서 통 크게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T커머스 사업을 홈쇼핑 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프로그램제작사업자(PP)에게 지급하는 사용료 문제 등도 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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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IPTV의 향후 10년은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지난 10년이 미디어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가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미디어 기업이라는 정체성 아래 사회적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 가령 미디어 입장에서 소통의 부재를 해결하는 등 사회 공헌에 앞장서는 모습이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3사가 만나는 사회공헌합의체를 꾸리고 두 달에 한 번씩 사업자들이 만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미디어 사업자로서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하나씩 늘려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