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품 국산화 시동…'克日 토대' 마련할까

공세 집중된 불산 등 3개분야 국내 유망주 관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7/05 17:52    수정: 2019/07/05 17:52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정부가 국내 부품·소재·장비 국산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매년 1조원, 2021년부터 추가로 5년간 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4일 ‘일본 수출규제 관련 부품·소재·장비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불산, 감광액, 폴리이미드)에 대응해 추경 예산안 국회 심의과정에 핵심 소재·부품·장비 관련 사업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에 포함된 부품·소재·장비 육성 계획(2020년부터 10년간 매년 1조원 투입) 외 추가로 예산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국산화 지원책이 일본의 수출규제 공세 타깃이 된 불산, 감광액, 폴리이미드 등 3개 분야 국내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여야간 치열한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가 정부의 소재 부품 국산화 관련 추경 예산안을 발빠르게 승인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 관계자는 “아직 여야 간 정부의 부품·소재·장비 국산화를 위한 개정 법안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국회도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이를 논의에 나갈 계획”이라며 “여야가 함께 부품·소재·장비 국산화를 위한 추경 예산안 편성 논의도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관련 업계는 정부와 국회의 이 같은 핵심 부품·소재·장비 국산화 논의에 기대감이 크다.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강화한 3개 품목과 관련해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주요 대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면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불산(에칭가스)의 경우, SK쇼와덴코(SK머티리얼즈의 비상장 자회사)와 원익머티리얼즈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감광액은 동진쎄미켐이 불화크립톤(KrF)와 불화아르곤(ArF)를, 폴리이미드는 SKC코오롱PI와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SK이노베이션 등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수십 년 간 핵심 부품·소재·장비 국산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챔피언 기업을 육성하지 못했다”며 “단순히 연구·개발비 지원을 확대하는데 그치는 게 아닌 근본적으로 우리 기업이 일본 기업과 대결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대중소 상생협력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대책도 곧 발표"

산업부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추가로 2021년부터 6년간 5조원을 핵심 부품·소재·장비 개발에 지원하는 대응전략을 마련했다. 현재 기재부가 이 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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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산업부는 핵심 부품·소재·장비의 육성 전략으로 ▲부품·소재·장비에 대한 신뢰성 지원 ▲파일럿 생산 실증 테스트 베드 구축 ▲글로벌 가치사슬 진입 지원 등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우리 소재 부품의 수입선 다변화,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