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日 수출규제 가능성 대비 시나리오 가동”

SK이노베이션 소송 관련 “지적재산권 보호 중요”

디지털경제입력 :2019/07/09 13:39    수정: 2019/07/09 13:43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와 관련해 "배터리 소재까지 확장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CEO 미디어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일본이 실행하고 있는 무역 규제는 반도체향 소재에 해당하기 때문에 LG화학은 이에 대한 문제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LG화학도 일본의 수출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업계 분석이 이어지면서, LG화학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자체 ‘시나리오 플랜(scenario plan)’을 가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이 다수의 양산 전기차에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내부에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이 들어가 있다. LG화학은 양극재 소재 내재화 노력은 진행해나가고 있지만 전해액 첨가제 등의 소재는 일본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화학)

신 부회장은 “양극재, 음극재 등 우리가 자체적으로 대외구매(소싱)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일본 업체뿐만 아니라 유럽과 국내 업체 등도 포함된다”며 “일본 수출 규제가 배터리 분야까지 이어지면 지역 다각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내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현재 구미공장 양극재 라인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신 부회장은 “구미 양극재 라인 관련해서는 어려 조건 협의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안이 없어서 특별하게 이야기할 부분은 안되지만, 현재 존재하고 있는 청주 공장의 양극재 라인을 늘려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SK이노베이션 소송 배경에 “지적재산권 보호 중요”

이날 간담회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의 법적 다툼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전기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받고 이에 대한 조사 개시를 시작했다.

신 부회장은 “현재 이같은 일이 ITC 조사과정에 있기 때문에 특별히 이야기 할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화학 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체적인 지적재산권과 영업비밀을 보호를 하는 것”이라며 소송을 진행한 배경에 대해 짧게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또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이 영업비밀 침해 우려 소지가 있다는 외부 지적에 대해 “우리의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만족스러운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 후 6개월만에 처음 미디어 간담회를 가진 신 부회장은 오는 2024년 매출 59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 5 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2024년에는 전체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30%대로 낮추고 전기차 배터리(자동차전지) 사업을 매출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글로벌 우수인재 채용행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올해 사상 최대 1조3천억원 R&D 투자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라는 메시지를 던진 신 부회장은 올해 R&D 투자 계획도 전했다.

LG화학은 올해 R&D분야에 사상 최대인 1조3천억원을 투자하고 연말까지 R&D인원을 약 6천2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LG화학은 올해 R&D 비용을 약 1조1천억원 가량 투자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당시 R&D 인원은 약 5천500명 수준이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신 부회장은 LG화학 역사 상 최초로 비(非) LG화학 출신 CEO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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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1984년 한국3M에 입사해 1995년 필리핀 지사장을 거쳐 2005년 미국 3M 본사 산업용 비즈니스 총괄 수석 부사장, 2011년 한국인 최초 3M 해외사업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았다.

신 부회장은 올해 2월 LG화학 부회장 취임이후로 전 세계를 돌며 인재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