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 길 열린다

정부, 10월 중 녹색요금제 도입…'RE 100' 참여 독려

디지털경제입력 :2019/07/11 16:56

오는 10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수요를 100% 충당하는 'RE 100(Renewable Energy 100)'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RE 100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녹색요금제를 10월 중 시범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 진덕리 산덕마을 인근 농지에 조성된 한국형 영농병행 태양광 보급사업. (사진=한수원)

■ 구글·애플 "100% 재생에너지 사용"…삼성·LG도 합류

신설되는 녹색요금제는 기업이나 개인이 전력요금에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더한 요금제로, 정부가 지난 4월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발표한 것이다. 기업이 RE 100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하면, 재생에너지 구입 시 요금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

RE 100은 전기를 소비하는 주체가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이다. 현재 185개 글로벌 기업이 이 캠페인에 참여 중이다. 화력 발전 중심인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바꿔 기후 변화 등 환경 문제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은 전력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기업은행 등 7개 업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앞으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나선 상황에도 국내 기업들은 따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할 방법이 없었다"면서 "새로운 전력요금제도가 취지에 맞게 자리잡는다면 에너지 전환 선언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들 외에도 다른 기업체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네이버 등 인터넷데이터센터를 보유 중인 포털 기업의 참여가 늘어나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RE 100)

■ RE 100 이행하면 다양한 전기요금 혜택

정부는 녹색요금제 이외에도 기업의 RE 100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해 왔다.

우선 정부는 사업용 발전소에 지분을 투자하는 기업체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발급하지 않는 조건 하에 해당 발전량을 RE 100 실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앞으로 각 기업체는 에너지공단의 실적 검증을 통해 자체발전 전력량을 RE 100의 이행실적으로 인정받는다. 또 전기 요금에서 발전량의 50%를 할인해주는 '신재생에너지 전기요금 할인제도'도 연장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녹색요금제 시범사업 운영을 거쳐 RE 100이 본격 추진되면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해 재생에너지 투자도 확대되는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선순환체계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김정일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기 위해 녹색요금제 등 RE 100 참여 제도의 조속한 수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에너지 소비 주체인 우리 제조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에 녹색요금제 시범사업과 RE 100 이행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