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10 언팩서 사라진 빅스비 어디로 갔나?

행사중 한 차례도 언급없어...보이진 않지만 진화 중

홈&모바일입력 :2019/08/09 14:06    수정: 2019/08/09 15:25

삼성전자 '갤럭시언팩' 행사에서 AI(인공지능) 비서 빅스비가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행사 중 갤럭시노트10, 갤럭시북S, 갤럭시워치2액티브 등을 공개했지만, 빅스비를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작년 갤럭시노트9 언팩 때 빅스비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과 대조된다. 작년 8월 갤럭시언팩은 갤럭시노트9를 공개하는 자리이자,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뉴빅스비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빅스비는 1년전 언팩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뉴 빅스비가 공개된 작년 삼성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 현장.(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전자는 당시 소프트웨어 역량과 인공지능(AI) 비서의 기술력을 강조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삼성전자는 '뉴빅스비'의 자연어인식능력과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별도의 빅스비 브리핑을 열 정도로 강점을 알리는데 정성을 쏟았다.

올해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행사 중 무대에 오른 누구도 '빅스비'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배포된 보도자료에만 빅스비가 등장했다. 카메라나 화면지문인식에 활용되는 AI 기술만 짧게 언급됐을 뿐이다.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강조도 없었다.

사용자의 빅스비 이용을 강하게 유도하는 하드웨어 버튼도 사라졌다.

공개된 갤럭시노트10은 이미 유출된 정보대로, 빅스비 버튼을 없앴다. 갤럭시노트10의 하드웨어 버튼은 두개만 남았다.

이전의 갤럭시S10 언팩과도 갤럭시노트10 언팩의 상황은 대비된다. 갤럭시S10 언팩에선 사용자 생활습관에 따라 개인화된 스마트폰 설정을 추천하는 '빅스비 루틴'이 주요 신기능으로 소개됐다.

삼성전자는 2017년 빅스비 1.0을 공개한 뒤 의욕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빅스비2.0에 이르러 스마트폰을 넘어 TV, 냉장고, 스마트싱스 등으로 확장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발표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엔 빅스비를 활성화하는 버튼이 들어갔다. 구글어시스턴트에 익숙한 사용자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다.

그러나 지난 2월말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기의 빅스비 버튼의 봉인을 해제했다. 빅스비 하드웨어 버튼 용도를 카메라, 지메일, 구글지도 등의 앱 실행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노트10+(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의 경우 전원버튼을 이용해 빅스비를 활성화하도록 했다. 전원버튼을 길게 누르면 빅스비가 켜진다. 만약 전원을 끄고 싶다면 빅스비를 사전에 비활성화해야 한다. 자세한 사용법은 언팩에서 설명되지 않았다. 향후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들어 삼성전자의 빅스비는 지지부진하다. 작년 획기적인 버전 업그레이드 후 소소한 업데이트 외에 별다른 소식이 없다. 빅스비 캡슐을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가 최근 열렸지만, 당초 개시 일정보다 미뤄져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빅스비를 핵심으로 삼은 하드웨어도 여전히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에서 빅스비를 이용하는 AI스피커 '갤럭시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갤럭시홈 출시 일정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스마트 스피커 '갤럭시 홈' (사진=씨넷)

삼성전자가 빅스비 투자를 줄인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

업계 관계자는 "빅스비는 두드러지지 않을 뿐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며 "이번 언팩에선 새 하드웨어, 5G, 마이크로소프트, 언더아머, UNDP 같은 큰 이야깃거리가 많았기 때문에 뒤로 밀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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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가 갤럭시언팩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빅스비는 갤럭시노트10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문인식, 카메라, 휴대폰 설정 등이 빅스비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버튼이란 강제유입수단을 없앤 상태에서 빅스비 활용자 확보와 인지도 확대는 삼성전자에게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