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전기택시 교대·충전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연내 서울 3개 주유소에서 시범운영

디지털경제입력 :2019/10/23 09:39    수정: 2019/10/23 09:39

GS칼텍스가 혁신형 택시 플랫폼과 손잡고 전기택시 보급 활성화에 나선다. 도심 속 급속충전 인프라가 설치된 주유소를 전기택시 운용 공간으로 활용해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GS칼텍스(대표 허세홍)는 23일 서울 송파구 스마트위례주유소에서 KST모빌리티(대표 이행열), 소프트베리(대표 박용희)와 '전기택시를 위한 거점충전소 사업 제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기택시 거점충전소는 차량 급속충전을 비롯해 간단한 정비와 세차, 운전자 휴식과 부분적인 교대를 진행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연내 서울 도심 3개 주유소(서울 중구 초동주유소·강북구 도봉주유소·송파구 가든파이브주유소)에서 시범 운영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GS칼텍스는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택시 서비스 '마카롱택시(마카롱 EV)'에 주유소 공간을 거점충전소로 제공한다.

전기차 모바일 플랫폼업체인 소프트베리는 마카롱 전기택시의 충전용 QR인증 서비스를 제공해 결제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전기택시 기사별로 인프라 계정을 지급하고, 충전 제휴 정산을 위한 QR 인증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KST모빌리티는 전기택시 운전자의 교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택시 스마트 교대 시스템'을 구축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키를 운전자 신분을 확인하는 보안 인증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음주여부나 복장 등 운전자의 근무 자격을 검증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위해 서울시와도 협조키로 했다.

KST모빌리티의 전기택시 '마카롱 EV'

이번 협약은 정부와 서울시가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민간의 협업으로 전기택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차고지 대신 도심과 가까운 주유소에서 교대와 충전을 함께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전기택시 운송 효율을 높이고, 택시기사들의 운행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어 전기택시 보급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GS칼텍스의 급속충전 인프라를 활용하면 친환경 전기차량인 마카롱 EV의 충전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운행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칼텍스는 현재 전국 23개 주유소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 27기의 100킬로와트(kW)급 급속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100kW급은 50kW급 이하 충전기 대비 충전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GS칼텍스는 연말까지 급속충전기 40기를 설치하고 향후 전기차 보급속도에 맞춰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거점 충전소가 전기택시 운송효율을 높여 택시회사의 경영환경 개선과 보급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전기택시는 액화석유가스(LPG) 대비 유류비와 정비비용이 낮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법인 전기택시는 충전기 설치를 위한 차고지면 확보 문제와 충전시간으로 인한 운송율 저하 우려가 있었다. 급속충전기가 설치돼 있는 외부 거점을 활용하면 충전시간 대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GS칼텍스 관계자는 “전기택시는 충전에 드는 시간이 단점이지만, 교대와 연계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전기택시 기사들이 접근성 좋은 도심 주유소에서 교대와 각종 편의시설 이용을 원스톱(One-stop)으로 할 수 있어 근무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는 "자체 조사 결과 전기택시는 운송효율성 10%, 수익성 20%, 기사공급율 20%를 제고하는 효과 외에도 소음과 안전성(ADAS 탑재) 면에서도 뛰어나 승객에게 더욱 나은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며 "전기택시의 거점 충전소의 성공적인 안착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2023년까지 마카롱 EV 운행대수를 1천 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