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효자 노릇 해야 하는데…LGU+ 마케팅비 관리 '관건'

올 연말 시장 경쟁상황 정상화 기대…내년 턴어라운드 전망

방송/통신입력 :2019/11/01 17:40    수정: 2019/11/01 18:49

실적 개선에 대한 LG유플러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영업이익 하락을 주요인이었던 마케팅·네트워크 투자 비용이 올 4분기에도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장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안인 것은 IPTV·초고속인터넷 등 스마트홈 부문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분기 매출 3조2천442억원, 영업이익 1천559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5G 가입자와 함께 늘어난 무선 사업 매출 덕에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7%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으로는 5G 가입자 확보를 위해 쏟아 부은 마케팅 비용과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이 지목된다.

3분기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5천861억원, 설비투자(CAPEX)는 169.4% 증가한 7천844억원을 집행했다. 매출이 늘었지만 지출도 늘면서 영업 이익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더 많이 벌거나 더 적게 쓰면 된다. LG유플러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당장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려운데 적게 쓰기 어려운 시장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투자도 계속 해야 한다.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올 4분기에도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줄면서 마케팅 비용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4월 5G 상용화와 함께 일어난 출혈 경쟁의 비용이 이연되면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혁주 CFO는 “3분기 영업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은 24.6%로 굉장히 높다. 시장(의 기대를) 실망시켜서 죄송하다”며 “마케팅 비용을 상당 수준 이하로 낮추는 것은 비용 이연 효과 때문에 어렵고, 3분기 형성된 수준 유지하면서 서서히 낮추는 방향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 투자 규모 역시 줄어들기 어렵다.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투자가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혁주 CFO는 “올해 85개시 주요 도시 중심으로 네트워크 확장했고, 내년에도 5G가 지원되지 않는 지역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준의 CAPEX(설비투자)가 지출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씀씀이를 줄일 수 없다면 매출을 늘려야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당초 LG유플러스는 올 4분기 무선 ARPU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고 상대적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 비중이 높은 5G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ARPU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ARPU 턴어라운드에도 어려움을 내비쳤다. 4분기 ARPU가 전년 대비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분기 평균을 뛰어 턴어라운드하긴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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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주 CFO는 “2017년 이후 통신사업자를 압박했던 선택약정 할인에 따른 ARPU 하락 부담은 올해 1월로 저점을 찍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올 4분기 (ARPU가) 금액적으로 턴어라운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분기 평균은 아니더라도 전년 동기는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서비스 고도화와 5G 콘텐츠 수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혁주 CFO는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 및 커버리지 경계 지역의 네트워크 속도 향상 등을 통해 이용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에 콘텐츠 제공 시작으로 5G 콘텐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통한 5G 선순환 생태계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