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회장 후보자 37명…면면 살펴보니

외부 공모 30명+내부 인사 7명…연내 이사회 단독 후보자 결정될 듯

방송/통신입력 :2019/11/06 18:25    수정: 2019/11/15 11:48

KT 차기 회장을 향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37대 1의 경쟁이다. KT 내부에서는 7명의 후보자가 추려졌고, 외부에서는 공모 신청자 21명과 헤드헌터 추천 9명이 각각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T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5일 오후 사외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사내 후보자를 포함한 총 37명의 후보자군을 확정했다.

KT는 후보자 명예 보호와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일부 인사가 공모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 내외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전 관료·CEO·KT 출신 인사 후보자군에 포함

외부 인사 중에서는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이상훈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전 KT 기업사업부문장), 표현명 전 KT텔레콤&컨버전스부문 사장 등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공모에 앞서 유력한 KT 차기 회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우선 노준형 전 장관은 2006년 당시 정보통신(ICT) 주무 부처인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 장관직을 사임한 이후에는 서울산업기술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정부의 ICT 주무 부처 수장을 지낸 만큼, ICT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관료를 지냈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여권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것 역시 강점 중 하나다.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도 후보자군에 포함됐다. 이기태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품질 불량 문제로 500억원 상당의 단말기 15만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화형식 이후 이 전 부회장은 최대 경쟁자였던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상훈 전 ETRI원장은 KT 출신으로 KT 내부와 기술, 경영에 밝다는 점이 강점이다. 1991년 KT에 입사해 2014년 경영고문을 끝으로 재직기간 동안 통신망연구소장, 연구개발 본부장, 기간망 본부장, 사업개발 부문장(부사장), 글로벌&엔터프라이즈 부문 사장을 지냈다.

표현명 전 KT 사장도 유력한 후보자 중 하나다. 표현명 전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이후 KTF(현 KT)로 자리를 옮겨 사장까지 승진한 인물이다. 2013년 11월 KT 회장 직무 대행 역할도 수행했을 만큼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KT렌털 대표로 근무하던 중 회사가 롯데에 매각되면서 롯데렌털 대표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KT 출신으로 전 KT 희망나눔재단 이사장인 전인성 역시 눈여겨볼 인사다. 전 전 이사장은 KT에서 사업협력실장, u시티추진단장, 자산경영실장, GSS부문 전무, CR부문 부사장, 케이티스 대표 등을 지냈다.

이밖에도 후보자군에 등록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KT 출신인 ▲임헌문 전 KTMass 총괄사장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전 KT IT기획실장) ▲한훈 전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최두환 전 포스코 ICT사장(전 KT 종합기술원원장) 등과 관료 출신인 ▲유영환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전 정보통신부 장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이 꼽힌다.

■ 내부 인사 후보 7명으로 압축

KT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차기 회장 후보자를 찾기 위한 조사 및 검증 등 과정을 통해 7명으로 압축했다. 현재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구현모 KT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오성목 KT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 사장급을 비롯해 ▲이문환 BC 카드 사장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 ▲유태열 KT스포츠 사장 등 부사장급 인물 등이 거론된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사장급인 구현모·오성목·이동면 사장과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이다. 우선 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첫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황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7년부터 KT에 몸담은 구 사장은 2018년부터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을 맡으면서 IPTV·인터넷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공을 세웠다. 최근에는 IPTV 신규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 발표자로 직접 나서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오성목 사장은 전자 공학 박사 출신으로 KT 무선네트워크본부 본부장을 거쳐 네트워크부문 부문장을 역임했다. 기가인터넷을 상용화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5G 시범 서비스의 일등 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의 책임자로 이미지가 소비됐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지목된다.

이동면 사장은 기술전략실장으로 KT에 입사한 이후 KT인프라연구소장, 융합기술원장을 거쳐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KT의 신기술 개발 일선에 있는 융합기술원 원장을 경험한 만큼 R&D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영 부사장은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고객부문장 등을 거쳤다. 최근에는 글로벌사업부문장도 겸직해 4차산업혁명시대 KT그룹의 현재와 미래의 업무에 밝다는 평가다.

■ 차기 회장 선임 절차…어떤 과정 남았나

이날 KT 회장 선임을 위한 후보자군이 최종 확정되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KT지배구조위원회는 내부 인사와 공모에 참여한 외부 인사에 대해 조사하고, 최종 후보에 오를 후보자군을 선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후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가 선발한 회장 후보자군에 대해 심사하고, 심사의견을 이사회에 보고한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보내온 심사의견을 토대로 이사회는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이사회로부터 선정된 회장 후보자는 주주총회를 통해 KT를 이끌 회장 자리에 오른다.

지배구조위원회의 후보자군 조사 일정 및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의견 송달 일정, 이사회의 최종 후보자 선정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한이 확인되지 않았다. 일정에 대한 부담을 줄여 최대한 공정하게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회장이 선임되는 만큼, 연내 이사회가 설정한 최종 후보자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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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관계자는 “외부 공모를 통한 최종 회장 후보자군 확정 외 추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KT지배구조위원회가 독립적으로 회장 후보자를 선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 내외부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변수는 황 회장의 의중이 반영되는지의 여부와 정권의 입김이 작용하는지의 여부일 것"이라면서 "아직은 둘다 아니라는 설이 다수이기는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려 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