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년내 공공기관 외국산 PC·SW 모두 추방"

강력한 금지명령 발동…외신들 "HW까지 타깃 이례적"

컴퓨팅입력 :2019/12/10 08:52    수정: 2019/12/10 13:5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이 '모든 외국 PC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추방'이란 카드로 반격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3년 내에 정부 및 공공 기관에 있는 모든 외국 PC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교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국 PC 및 운영체제 교체 명령은 올해 초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내려왔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미국이나 유럽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 교체 수준을 넘어 PC까지 중국산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 3년 동안 각각 30%-50%-20%씩 단계적 감축

그 동안 중국이 미국, 유럽 등의 소프트웨어를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5년 전엔 안드로이드와 윈도 사용을 못하게 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엔 그 때와는 상황이 조금 다른 편이다. 미국과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중국도 좀 더 강력한 조치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이 화웨이, ZTE 등 일부 중국 장비 사용을 금지하면서 먼저 공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역 통신사들이 정부 기금으로 중국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명령을 발령했다.

중국 정부의 외국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거 명령은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뉴스1)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일정도 함께 내놨다. 내년 말까지 중국 내 외국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비중을 30% 줄인 다음 2021년까지 또 다시 50%를 더 줄인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3년 차인 2022년에 나머지 20%를 모두 제거함으로써 중국에 있는 외국 PC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추방하겠다는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3년 동안 3-5-2 방식으로 외국 장비를 대체하겠다는 건 어마어마한 계획이다”면서 “수 천만 대의 장비들을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이를테면 이번 계획은 단순히 HP 컴퓨터를 중국산으로 교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부품과 소프트웨어도 모두 중국산으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텔이나 AMD의 프로세서,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 ARM 아키텍처 같은 부품들도 전부 중국산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 테크크런치 "금지 조치 땐 중국의 AI 전략 등 타격 불가피"

중국은 그 동안 꾸준히 미국을 비롯한 해외 소프트웨어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전혀 맥락 없이 나온 것은 아니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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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윈도나 안드로이드 같은 기본 운영체제 분야에선 여전히 중국의 기술력이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야심적인 3-5-2 계획이 정상 가동될 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테크크런치는 “중국이 이번 조치를 밀어부칠 경우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