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체 레노버가 왜 글로벌 게임 대회를 열까

게임용 PC 성장세, 커뮤니티 투자로 부활 노려

홈&모바일입력 :2019/12/13 16:41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대규모 게임 대회를 통한 커뮤니티 육성에 나서고 있다. (사진=레노버)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대규모 게임 대회를 통한 커뮤니티 육성에 나서고 있다. (사진=레노버)

PC, 특히 노트북에 밀리던 데스크톱 PC의 르네상스를 이끈 것은 2017년부터 불기 시작한 게임 열풍이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시작으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 대작 게임이 대거 등장했고 프로게이머와 세게적 게임 대회, 게임 방송과 실황 중계가 맞물리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게임으로 촉발된 고성능 PC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게임 특화 PC를 앞세우는 한편, e스포츠 대회를 후원하고 글로벌 대회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주변기기 시장까지 견인한 게임용 PC

게임이 전세계 PC 산업에 미친 영향은 여러 시장조사업체가 연이어 내놓은 자료를 통해 더 명확히 드러난다.

게임용 PC 흥행은 주변기기 산업도 키웠다. (사진=벤큐)

시장조사업체 GfK는 올 상반기 게임용 PC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15% 성장한 60억 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또 전체 PC 시장에서 게임용 노트북과 데스크톱PC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8%, 11%를 기록했다.게임용 PC의 흥행은 고주사율 모니터, 반응 속도를 높인 키보드와 마우스, 안정적인 인터넷 접속을 돕는 유무선공유기 등 주변기기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화면주사율 100Hz 이상인 게임용 모니터의 국내 시장 규모는 수량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성장했다.

■ 성능과 디자인에서 차별화 필요한 게임용 PC

게임용 PC는 일반 업무용 PC와 달리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며 발열 문제 없이 장시간 구동되어야 한다. 여기에 남들과는 다른 디자인을 선호하는 게이머의 기호도 만족시켜야 한다.

디자인과 냉각 효율, 성능을 겸비한 레노버 리전 T530. (사진=레노버)

2017년부터 레노버가 출시한 리전(Legion) 시리즈는 이런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특히 디자인 면에서는 전세계의 게이머들 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섰다.

리전 T530은 9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70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게임은 물론 대세로 자리잡은 게임 실황 중계까지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듀얼 채널 냉각 시스템으로 냉각 효율을 높이는 한편 냉각팬 소음은 줄였다. 본체 전면 그릴은 강렬한 레드 시스템 라이팅으로 화려하게 장식해 게이머들의 기호를 만족시켰다.

레노버 리전 Y540. 휴대성을 강화해 업무와 게임을 모두 만족시킨다. (사진=레노버)

게임 이외에 업무나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라인업도 레노버의 강점으로 꼽힌다.

리전 Y540은 게임과 업무를 노트북 한 대로 즐기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60/ GTX 1660 Ti 등 다양한 하드웨어 조합이 가능하고 휴대성을 개선했다. 아이디어패드 L340은 게임 뿐만 아니라 사진·동영상 편집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선순환 위한 숨은 전제조건, 게임 커뮤니티

게임은 게임용 PC 시장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시장까지 키웠다. 글로벌 게임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는 올 한해 e스포츠 시장 전체 매출액이 지난 해보다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은 지난 해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 평창을 국내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사진=인텔)

e스포츠 흥행에 게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각종 게임 커뮤니티다. 포털 등에 개설된 카페와 디시인사이드 등 커뮤니티에서는 선수들이 이용하는 장비, 게임을 즐기는데 최적의 PC 사양, 새롭게 등장한 전략, 하이라이트 영상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벌어진다.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게이머들의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과 더불어 게임을 여가 시간에 취미 생활로 즐기는 게이밍 커뮤니티의 확산에 있다. 인텔이 2006년부터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인텔익스트림마스터즈(IEM)를 후원해 온 것은 일종의 선견지명으로 볼 수 있다.

■ 아·태지역 최대 규모 게임대회 연 레노버

레노버는 2016년부터 글로벌 규모 게임 대회인 '리전 오브 챔피언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게임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게임 대회를 통해 게이머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고성능 게임용 PC인 리전 시리즈를 투입해 얻는 홍보 효과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올 초 개최된 리전 오브 챔피언스 2019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팀, AWE STAR. (사진=레노버)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 4회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 일본, 대만, 홍콩, 인도, 태국과 이번에 처음 참가하는 호주·뉴질랜드를 포함해 총 12개 국가·지역 게이머들이 배틀그라운드와 CS:GO로 승부를 겨룬다.

또 이번 대회부터는 여성 게이머들이 참가하는 리전 오브 발키리(Legion of Valkyries)도 함께 진행하며, 여성 게이머를 위한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 "게임·PC·게이머·커뮤니티 조화로 PC 산업도 발전"

GfK 자료로 다시 돌아가 살펴 보면 상반기 판매된 완제 PC 10대 중 3대는 게임용 PC다. 정체되었던 PC 시장이 게임용 PC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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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르네상스가 지속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분명하다. 대작 게임과 e스포츠 대회, 각종 커뮤니티 등이 유기적으로 상승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려워 보인다.

레노버 관계자는 "아태지역 게이머들이 경쟁하며 e스포츠 팬들에게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할 수 있는 글로벌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게임 커뮤니티 확산과 게이머 육성은 물론 PC 산업 혁신에 기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