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급증한 넷플릭스, '코로나19 특수' 계속될까

넷플릭스, 2분기 정상수준 예상…월가선 증가세 제동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0/04/22 15:15    수정: 2020/04/22 16:3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예상 700만” vs “달성 1천577만”

넷플릭스가 코로나19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1분기에 신규 가입자 1천577만명을 유치하면서 기대치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덕분에 전체 유로 가입자 수도 1억8천286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 기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넷플릭스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유럽 등에선 망 부하를 줄이기 위해 넷플릭스에 고화질 전송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1분기 넷플릭스 작품 중 큰 인기를 누린 '타이거 킹'의 한 장면.

■ 3월 들어 가입자 급증…"조만간 증가세 주춤해질 것"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넷플릭스 분기 실적엔 이런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1분기 가입자가 사상 유례 없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1분기 신규 가입자를 700만명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을 내놓을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대되기 전이었다.

코로나19가 미국 등에 확대된 것은 2월 말 무렵부터다. 그 때 이후 넷플릭스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1분기 신규 가입자 1천577만 명 중 절대 다수는 3월에 등록했다.

3월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됐다. 여기에다 007 시리즈를 비롯한 대작 영화 개봉도 연이어 연기됐다. 농구,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 경기도 전부 취소됐다.

결국 사람들이 오락 거리를 찾기 위해 넷플릭스로 눈을 돌린 셈이다.

넷플릭스는 이날 “우리가 가정에 격리된 사람들에게 더 의미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운을 누렸다는 사실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또 “일시적으로 시청 시간과 가입자 수 증가를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특수가 오래 지속되긴 힘들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조만간 시청 시간도 줄고, 가입자 증가세도 주춤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우리도 바라는 바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사회 전체에 미친 영향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2분기 신규 유료 가입자를 750만 명 수준으로 예상했다.

■ 콘텐츠 수급·소비자들 구매력 유지 등이 변수로

물론 코로나19 사태는 넷플릭스에게도 새로운 고민을 안겨줬다. 대작 촬영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007 시리즈를 비롯해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준비하고 있던 대작들은 일제히 개봉 일정이 미뤄졌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아직까지는 오리지널 시리즈 준비 작업에 별다른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오리지널 시리즈는 그대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러브버드’를 비롯해 셜록홈즈 스핀오프 영화인 ‘에놀라 홈즈’ 등 세계 다른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도 이미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책임자 (사진=씨넷)

넷플릭스 측은 “전 세계적인 영화 생산 중단 사태의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내년까지 엄청나게 많은 새로운 작품들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또 현재 제작이 끝난 200개 이상 프로젝트는 원격으로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세계 경제가 불황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도 넷플릭스에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 경우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이날 내놓은 2분기 전망치에 따르면 크게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진 않다.

관련기사

넷플릭스는 2분기에 신규 가입자 750만 명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주당 수익은 1.81달러로 전망했다. 반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보다는 다소 비관적인 신규 가입자 420만명, 주당 수익 1.54달러로 예상했다.

월가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가입 거품이 빠지면서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충격이 가시면서 정상상황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