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플랫폼 될 것"

[블록체인 고수를 찾아서③] 최수혁 심버스 사장

컴퓨팅입력 :2018/11/26 12:41    수정: 2018/11/26 16:13

"몇 년안에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유저)를 가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되겠습니다."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심버스'를 이끌고 있는 최수혁 사장의 포부다. 최 사장은 국내 블록체인업계에서 토큰 이코노미 분야 최고 설계자로 꼽힌다. 그가 이 분야 '고수'인 이유가 있다. 그는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게임이론 및 산업조직론으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기에 최 사장은 통신설계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경제학자이면서 통신망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드물다. 세계적으로도 별로 없다. 네트워크 기술과 토큰 이코노미를 근간으로 하는 블록체인 세계에서 그가 돋보이는 이유다.

최 사장은 지난 6월 심버스(SymVerse))를 설립했다. 새로운 경제혁신 모델을 선보이겠다며 블록체인계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회사 이름 SymVerse는 함께(together)라는 뜻을 지닌 접미어 Sym과 상호작용(interact)을 뜻하는 접미어 Verse를 합한 말이다.

심버스는 핵심 제품인 메인넷을 내년 1분기께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 컨트랙트' 같은 어려운 기술을 배제, 소상공인이 사용할 수 있는 '쉬운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한다. '심버스'에는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 다수가 적용돼 있다.

최 사장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첫 데모데이를 개최, '심버스'의 일부를 보여줄 예정이다. 데모데이는 정식 출시전까지 총 세번 계획하고 있다. 데모데이를 앞두고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최 사장을 지난주 심버스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심버스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역 인근 위워크에 있다.

최수혁 심버스 사장. 경제학 박사이면서 통신망을 설계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최근 심버스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거시경제와 화폐경제학을 전공한 노벨 경제학 수상자가 심버스 어드바이저에 합류했다. 최 사장은 어제 페이스북에 이 소식을 알렸다.

=28일 데모데이 내용이 궁금하다

▲데모데이는 세번 열 예정이다. 28일은 그 첫번째다. 첫번째 데모데이 주제는 '자기 주권형 ID와 월렛'이다. 하나의 ID로 여러 계정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우리가 처음으로 개발했다. 사용자가 어떤 댑이랑 연결됐는지, 무엇을 하는지 등 ID 하나로 파악할 수 있다. ID 자체가 빅데이터가 될 수 있다. 물론 익명성을 보장한다.

지갑(월렛)도 차별화했다. 우리 지갑은 메인넷에 속한 코인이 자동으로 올라온다. 클릭하면 자동으로 지갑 페이지를 생성한다. 지갑 자체가 메인넷의 콜센터(고객센터) 역할을 한다. 메인(거래)블록과 시티즌 블록, 기능이 서로 다른 두 블록을 연동한 세계 최초 블록체인이다.

=두, 세번째 데모데이 내용은?

▲두번째 데모데이 주제는 '타임 스페이스 트랜잭션'이다. 미래의 내 거래를 블록체인에서 쓸 수 있다. 미래의 시간을 가지고 블록체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더리움은 오라클 문제(블록체인 밖의 데이터를 블록체인 내부로 가져오는 것)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해결했다.

세번째 데모데이 주제는 '프랙탈 네트워크'다. 이것도 깜짝 놀랄 기술이다. 댑이 독자 메인넷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는 댑이 블록과 메인넷을 가질 수 있게 해 줄거다. 세계에 이런 플랫폼이 없다.

프랙탈 네트워크를 사용하면 모든 댑이 탈중앙화된다. 프랙탈 네트워크야 말로 진정한 탈중앙화 기술이다. 프랙탈 네트워크는 한국과 일본 경제학회에서도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2월 한국경제학회에서 발표하고, 이어 3월에 일본경제학회에서 소개할 계획이다. 메인넷 발표 전에 두, 세번째 데모데이를 열 예정이다.

=심버스 플랫폼의 속도와 합의 알고리즘은?

▲새로운 접근 방법과 설계를 도입했다. 사실 거래 속도는 BFT(Byzantine fault tolerant) 알고리즘을 쓰면 최소 1만 TPS(초당처리)는 넘길 수 있다. 우리는 2만 TPS가 목표다. TPS는 네트워크 구조와 하드웨어 성능에 따라 달라진다.

원래 BFT 알고리즘은 전체 합의자 3분의2에 노드 하나를 더하면 합의가 끝난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다. 비토 파워가 있는 BFT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통상 BFT 알고리즘은 17명이 동의를 해야 한다. 우리는 8명만해도 끝난다.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다. 조작도 불가능하다. 똑 같은 트랜잭션을 A와 B에 동시에 보내 똑 같은 결과가 아니면 생성이 안되게 되어 있다.

합의 알고리즘은 사회선택이론에 기반했다. 역시 빠른 합의가 가능하다. 우리는 이를 '심센서스(SymSensus)'라 부른다. 총 25개 보증(워런트) 노드가 돌아간다.

=심버스 플랫폼이 사용자 중심이고 편의성이 높다고 했는데.

▲지갑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다 넣었다. 함수 하나만 쓰면 댑이 오리지널 블록체인을 온체인 데이터로 쓸 수있다. 사용자가 사용하기 쉬운 것이다. 또 플랫폼 이지만 댑과 일반소비자에 주권을 돌려줬다. 보상 비율이 소비자가 60%다. 생산자(일반 노드와 블록 프로듀서)는 40%다. 이 비율은 앞으로 조정할 거다.

댑은 수수료를 이중으로 가져 갈 수 있다. 한번은 소비자로, 또 한번은 노드 역할을 할때다. 이런게 자동으로 돌아가게 설계했다. 내가 경제학의 게임 이론을 알고 있기에 가능했다.

=스마트컨트랙트를 없애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블록체인이 활성화하려면 소상공인들이 사용할 만큼 쉬워야 한다. 인터넷 거래의 99%를 스마트컨트랙트 없이 하게 하는게 우리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함수와 탬플릿을 이용한다. 스마트컨트랙트 없이 손쉽게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함수 하나만 쓰면 복잡하게 스마트컨트랙트를 돌리고 등록할 필요가 없다. 물론 꼭 스마트컨트랙트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때는 스마트컨트랙트를 써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거래는 스마트컨트랙트가 필요 없다.

스마트컨트랙트 없이도 블록체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다. 이건 블록체인과 네트워크 구조가 다르지 않으면 안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기술이다. 우리는 '심트랜스(SymTrans)'라는 훨씬 쉽고 편리한 범용 거래 처리기술을 개발, 이를 해결했다.

=블록체인 세계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가족 중 일부가 코인에 투자하는 걸 봤고, 지난해 스팀잇을 들여다 봤는데 흥미로웠다. 본격적으로 참여한 건 작년 말이다. 누가 거래소를 만들어 달라고해 기술을 공부했다. 누가 프로젝트를 같이 하자고 해 백서를 썼다가 사정이 생겨 접었다. 그러다 올 6월에 심버스를 세웠다.

=블록체인에 뛰어들기전 경력은

▲경제학 박사를 받고 들어간 첫 직장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다. 이곳에서 초대 정보통신산업팀장을 맡았고, 국가정보화 기본 계획을 짜는 실무 팀장으로 일했다. 우리를 IT강국이라고 하지 않나. 이 밑그림을 그리는데 참여했다. 꽤 고생했지만 보람있던 시절이였다.

KISDI에서 3년 일한후 컨설팅회사인 아서리틀로 옮겨 정보통신팀 리더로 활동했다. 아서에서 나와 원텔이라는 별정통신회사를 창업했고, 바로 이어 인터넷전화교환기 만드는 회사도 세웠다. 이때 내가 플랫폼을 설계했다.

이 경험이 지금 큰 도움이 된다. 데이터정보제공 회사도 만든 적이 있다. 모 통신사의 와이브로 사업계획서도 내가 주도해 작성했다. 인터넷 전화화교환기설계와 선불 빌링 시스템도 만들어봤다.

=심버스 로드맵은? 지금 프라이빗 세일중이라던데

▲소프트캡(최소 모금액)은 400억, 하드캡(최고 모금액)은 1억 달러(1000억)가 목표다. 한국보다 미국에 주목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반응이 꽤 호의적이다. 앞으로 해외 마케팅도 본격 나설거다. 해외 유수 언론에도 알리거다. 토큰 세일 기간은 특정하지 않았다.

=상장 계획은

▲내년 1월 이나 2월경으로 생각하고 있다. 메인넷이 나오기 전에 할 거다. 국내 거래소 몇곳과 이야기 중이다. 토큰은 총 100억개를 발행한다. 10억개는 3년 이상 락인하고 50억개는 천천히 보상용으로 쓸 계획이다. 자금 모금은 총 20억개로 한다.

=개발 등 심버스 팀을 소개해달라

▲우리 개발팀은 국가 스마트그리드망의 인프라장비를 설계한 경험이 있다. 블록체인도 그리드와 유사하다. 인터넷 전화교환기와 3G 코어망 등 여러 통신시스템을 설계하고 만들어봤다. 개발진과 오래전부터 같이 일해 온 것도 장점이다.

모든 팀원은 내가 직접 뽑았다. 특히 전략을 맡고 있는 윤여진 박사는 소로스펀드코리아 대표를 역임하는 등 국내외 펀드에 정통하다. 미네소타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전반적인 전략과 해외네트워크를 맡고 있다.

이상현 CTO는 통신네트워크 분야 국내 톱레벨이다. 스마트그리드모뎀과 기지국을 만들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깔았다. 이인실 차기경제학회장(서강대 교수) 등 국내외 명망있는 사람들이 어드바이저로 활동한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리 문제는 어떻게 보나

최수혁 사장(오른쪽)이 노윤선 한컴시큐어 대표(오른쪽)와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있다.

▲블록체인보다 암호화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암호화폐는 스톡, 증권 기반의 경제거버넌스를 바꾸고 새롭게 디자인하는 시스템이다. 암호화폐 디자인을 잘 활용하면 다양한 시스템을 새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의 핵심이 암호화폐다.

=그런데 국내 경제학자들은 왜 암호화폐에 침묵하고 있을까

▲두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잘 모르는 분야라는 것과 자칫 자기들이 루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네트워크 이코노미를 알아야 한다.

특히 분산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는 네트워크 코스트와 효익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복잡계 시스템이다. 복잡계 시스템을 설명할 경제학자들이 몇 명 안된다. 나는 게임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게 지금 매우 유용하다.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은 총알 없는 총이나 마찬가지다.

=5년후나 10년후 심버스는?

▲어느 분이 블록체인계의 애플이 되겠다고 하더라. 우리더러는 구글이 되라고 했다. 구글은 검색이라는 코어 기술을 기반으로 외형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우리도 구글전략을 눈여겨 보고 있다. 우리 플랫폼에 댑이 많아지면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사람도 계속 키울 거다. 단기 목표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유저를 가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되는 거다. 우리 길을 묵묵히 가겠다. 그리고 성과로 말하겠다.

=심버스가 네번째 창업이다. 경영은 뭐라고 생각하나

▲경영은 리스크 관리다. 또 미래에 대한 확신과 비전이 중요하고, 그 다음이 사람이다. 블록체인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이들이 없었으면 블록체인 사업을 못했을 거다. 심버스를 하면서 사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취미나 특기는? 또 하루 일과는?

▲예전엔 자전거 타는게 취미였다. 지금은 바빠서 못타고 있다. 자전거는 5, 6년전부터 탔다. 잠은 5시간 정도 잔다.

특기는 별다른 것 없고, 잡학을 좋아한다.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뭔가 빠지면 푹 빠졌다 나온다. 컴퓨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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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이나 말은

▲제일 좋아하는 책은 금강경이다. 상(相)을 갖지 말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릇된 편견을 갖지 말라는 거다. 역지사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독단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독단적이 안되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