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ICT 주자 안보이네... 20대엔 여야 비례상위 순번 '딴판'

직능대표 비례 구호도 옛말... 성장동력 ICT 홀대 현실로

방송/통신입력 :2020/03/26 17:33    수정: 2020/03/26 23:00

4·15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6일 여야 각 정당이 내세운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군에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인 정보통신(ICT) 관련 인물이 모습을 감췄다. 막바지에 이른 지역구 공천 결과를 살펴봐도 ICT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대 선거에서 ICT와 과학기술 분야 인물을 비례대표 1번 주자로 내세웠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성장동력으로 지칭되는 ICT와 과학기술 분야가 차기 국회에서 소외받는 분위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현재 원내교섭단체에 속한 정당이 내세운 비례대표 명단에서 ICT 대표성을 가진 인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더불어시민당 18번에 이경수 전 국제핵융합실험로 국제기구 부총장, 미래한국당 9번에 조병희 전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정도가 포함됐다.

ICT와 과학기술 정책에 힘을 쏟겠다며 KT 출신의 ICT 전문가인 송희경 의원이나 기술 교육 근간의 수학 분야를 위해 박경미 의원, 과학계 연구자 출신인 신용현 의원을 전면에 내세웠던 4년 전과 비교하면 사실상 홀대에 가까운 분위기다.

여당과 청와대는 특히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킬 정도로 미래를 주창했던 3년 전 대선의 모습과도 판이한 결과다. 우리나라 성장동력인 ICT와 과학기술을 홀대하면서 직능대표성을 강화하겠다는 비례대표의 취지도 온데간데 없게 됐다.

의석수가 적은 정의당이나 친박 계열의 우리공화당 비례대표 1번에 ICT 산업계 출신이 포진했지만 업계 대표성 의미는 얻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의 경우 류호정 후보는 게임 대리 논란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고, 게임 노동자의 지지도 얻지 못하는 편이다. 우리공화당의 최혜림 후보 역시 포스코ICT책임연구원 출신보다 극우 성향 정당의 당대변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디어 산업이나 미디어 정책 전문가도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국회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디어 정책에 전문성을 크게 고민했고 전문가 영입에도 노력을 기울였지만, 21대 총선 비례후보에서는 언론계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미디어 정책을 기대하는 인선은 어느 당에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구 공천 후보에도 ICT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김병관 의원과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의 변재일 의원이 21대 국회 입성을 다시 노리고 있다. 또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입성을 노리고 있다.

관련기사

후보 등록 마감을 하루 더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지역구 대진표가 확정되고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ICT 전문가의 21대 총선 도전은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부와 여당이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킬 정도로 산업과 경제를 챙긴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선을 위한 쇼잉에 불과했다"면서 "법조계 출신이 국회를 장악하면서 전문가가 배제된 정치과잉으로 인해, 앞으로 4년은 미래산업과 혁신경제의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