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韓서 감염병 연구...K블록체인도 뜬다

데이터 공유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활용

컴퓨팅입력 :2020/05/19 07:27    수정: 2020/05/20 10:31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KT와 함께 한국 ICT 기술을 활용한 감염병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블록체인 기술력도 세계의 주목을 받게됐다.

이번 연구에서 블록체인은 개인 건강 및 의료 데이터 공유에 활용될 예정이다. 해당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공유 플랫폼은 헬스케어 특화 블록체인 스타트업 메디블록이 제공하기로 했다.

19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빌 게이츠가 이끌고 있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KT가 3년간 총 120억원을 투입해 진행하는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에 국내 기술로 개발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플랫폼이 활용될 예정이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빌 게이츠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2000년 설립한 자선단체로, 전세계 건강증진과 빈곤 퇴치 관련 연구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선 재단이 전체 연구비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KT는 국내 대학·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제 ‘인공지능(AI) 기반 감염병 조기진단 알고리즘’과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사물인터넷(IoT) 장비로 측정한 체온, 호흡기 염증 여부 등 건강 데이터를 모바일 앱에 입력하면, 이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독감 가능성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통신 데이터를 접목해 독감 확산 경로·지역별 독감 유행 시기까지 예측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표다.

빌 게이츠가 레딧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자신을 생각을 밝혔다. (사진=gatesnotes.com)

■블록체인, 데이터 무결성 확보·검증에 활용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있는 건강 및 의료 데이터 공유를 위한 기반 플랫폼 기술로 활용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을 제공하는 메디블록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플랫폼은 KT를 비롯한 다양한 참여 기관들이 개인 이용자들이 입력한 개인 건강 정보를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 대표는 "블록체인에는 이용자들이 모바일 앱에서 입력한 사용자 동의 서명과 건강 데이터의 해시값(데이터 지문)이 저장된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참여 기관들은 수집된 데이터가 실제 이용자의 동의를 확보한 것인지 또 건강 데이터가 위변조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류의 건강 및 생명과 직결된 의료 연구 분야에서 데이터 무결성 확보는 그 어느 분야보다 강조된다. 원하는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는 사례까지 왕왕 발생하면서, 최근들어 세계적으로 의료 데이터의 무결성 확보와 검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처럼 블록체인에 이용자의 모바일 앱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해시값을 저장하면 데이터 무결성 확보와 검증이 쉽고 명확해진다. 데이터 지문이라고 불리는 해시값은 원본 데이터가 조금이라도 변경되면 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무결성 검증이 가능하다.

블록체인을 이번 연구에 활용하면서 향후 연구기관이 개인 건강 데이터를 활용할 때 데이터를 생성한 모바일 앱 이용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모델도 추가할 여지가 생겼다.

이 대표는 "아직 연구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인에게 데이터 제공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응 역량·ICT 기술력 주목 받는 연구...블록체인도 의미 있는 활용 사례 확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이번 연구로 우리나라는 다시 한번 세계에 코로나19 대응 역량과 ICT 기술력을 입증하게 됐다.

게이츠 재단의 이번 연구 지원은 "한국이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5G 인프라 등 첨단 ICT 기술 보유국이라는 점"과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민국의 방역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실제 빌 게이츠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로 꼽아 왔고,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포함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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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의미 있는 연구에 국내 기술로 개발된 헬스케어 특화 블록체인 플랫폼이 활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신생기술인 블록체인 분야에서 굵직한 사용사례를 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은솔 대표는 “국내 최고 ICT기업인 KT와의 협력과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메디블록 플랫폼을 검증할 기회를 얻게 됐다"며 "KT와 컨소시엄을 시작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이번 사업에 참여는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