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G80 화재 막으려면...“도로 낙하물 신속히 치워야”

종이박스조차 주행 차량과 마찰하면 400도 이상 열 발생

카테크입력 :2020/06/08 15:24    수정: 2020/06/08 16:48

종이 등의 물체가 주행중인 차량 바퀴 등과 마찰이 생길 때 화재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제2의 G80 화재 사고가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도로 낙하물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오고 있다.

4일 오후 4시50분께 창원 남해고속도로 진주방향 창원2터널 부근에서 발생된 3세대 제네시스 G80 화재 원인은 엔진이 아닌, 외부 충격 요인에 따른 결론에 무게가 실린다.

지디넷코리아는 창원소방서 측이 제공한 G80 화재 사진을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약 44cm 정도 높이의 트럭용 에어크리너로 추정되는 부품이 불에 탄 모습이 확인됐다. 해당 부품은 화재 진압 후 별도 장소에서도 촬영돼 지디넷코리아 등 국내 미디어에 배포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엔진룸쪽이 전소됐고, 운전석쪽 앞바퀴가 터져 눌러앉은 모습이 발견됐지만, 조수석쪽 앞바퀴는 손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재 G80 화재 사고를 담은 CCTV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G80 차주가 내장형 블랙박스인 ‘빌트인캠’의 상시 녹화 기능을 작동시키지 않아 사고 당시의 현장 모습이 녹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G80 사고 피해 차주는 현재 터널 주변 CCTV 영상 열람을 직접 신청해놓은 상태다.

에어크리너용 추정 부품이 창원 G80 화재 사고에 놓여진 모습. 지디넷코리아는 이에 대한 후속 보도를 계속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사진=창원소방서 제공)
창원 G80 화재 진압 현장 (사진=창원소방서 제공)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에어크리너 뿐만 아니라, 종이박스가 차량 바퀴와 마찰이 생길 경우에도 위험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화재 전문가는 8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주행 도중 종이박스와 쇠 등 다양한 물질이 서로 마찰이 되면 쉽게 마찰열이 400도 이상 가열될 수 있다”며 “운전자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낙하물이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 장시간 방치되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도 에어크리너 부품의 충돌로 인한 화재 사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김필수 교수는 “에어크리너 부품의 원형 끝면과 부직포를 감싸는 성분이 철제로 돼 있기 때문에 도로 바닥에 쓸리면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특히 차량 하부 언더커버의 경우 외부 충격으로 인한 화재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하지 못할뿐더러 에어크리너 제품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이 들어가도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은 에어크리너 제품이 차량과 맞닿아 있을 때 몇 m 정도 끌려갔는지를 봐야 한다”며 사고 당시 부품이 긁힌 흔적 등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네시스의 차체 자체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소음을 제대로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제네시스 GV80과 G80 등 하이엔드 급의 차량들은 외부 소음과 실내외 노면음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일반 운전자가 이 차량들을 운전했을 때 외부 부품의 충격으로 인한 소음을 제대로 감지못할 수 있고 MDPS 방식의 스티어링 휠이 좌우로 흔들리는 경우를 감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방 차량 흐름을 주시하고 도로 상황을 예측해야 낙하물 등 돌발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훌륭한 대처 능력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화재 피해 차주는 당시 터널 주행 중 도로에 떨어져 있는 종이 박스와 박스 파편 등을 발견했다. 박스를 발견한 차주는 바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지만, 당시 주변 차선에 차량 통행이 많아 쉽지 않았다. 결국 차주는 박스를 그대로 치고 주행하기로 결정했다. 급작스럽게 차선 변경을 하면 다수가 피해를 입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는 판단을 차주 스스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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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를 친 후 차주는 차량 내부 클러스터에 공기압 경보 장치 저압경고등이 작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터널 주행 시 속도가 떨어지면서 뒤에서 오는 차량이 경적을 울리자, 차주는 비상등을 켜고 터널을 통과해 갓길에 주차를 했다.

차주는 이때 갓길에 있던 다른차량에서 차량소화기로 초기진압을 하고 소방차를 호출했다. 운전자가 현명하게 판단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 가능성을 스스로 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