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아직 좌충우돌 단계...90%가 POC에서 끝나"

음병찬 엘리먼트AI 동북아 총괄, 지능정보산업연합회 조찬 포럼서 강연

컴퓨팅입력 :2020/06/11 06:31    수정: 2020/06/16 22:08

"기업이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100개 하면 현업에서 실제 사용하는 건 10개 미만이다."

음병찬 엘리먼트AI 동북아(한국 및 일본) 총괄은 10일 지능정보산업협회(회장 장홍성 SK텔레콤 광고&IoT사업단장)가 서울JW메리어트호텔에서 주최한 'AIIA(AI Is Anywhere) 6월 조찬 포럼'에서 "AI에 대한 과대 기대(하이프)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디넷코리아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협회 회원사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시장조사기업들은 그동안 AI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가트너는 향후 4년간 엔터프라이즈(기업, 교육 등 시장) 영역에서 AI사용이 27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맥킨지는 기업이 적어도 표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하나의 AI를 적용하는 비중이 47%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음 총괄은 "기업이 10개 AI 프로젝트를 하면 이중 9개는 POC(컨셉 검증)만 하다 끝난다. 2~3년전 AI 장밋빛 전망이 많았는데 실제 도입은 생각보다 느리다. 이제 기업이 도입이 만만치 않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음병찬 엘리먼트AI 동북아총괄이 발표를 하고 있다

현재 AI는 어디쯤 와 있을까. 이에 대해 음 총괄은 "본격 확산세에 들어서지 않았고, 확산을 위한 과제 발견 시기"라며 "AI가 확산하는데 기술은 문제가 아니다. 기술보다 조직문화와 거버넌스 프로세스 등이 문제다. 이것이 해결 안되면 AI 활성화는 멀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기술 확산에 기술보다 문화가 더 중요한 건 지난 20년전에도 그랬다. PC에서 인터넷으로,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바뀔때도 혼란스러움이 발생했는데, 이때도 기술보다 문화가 신기술 확산에 더 중요했다.

음 총괄은 "AI도 지금 혼란스런 단계로 좌충우돌하고 있다. (AI프로젝트)가 일부는 성공하지만 많은 프로젝트가 그렇지 못하다"면서 "기술 문제 뿐 아니라 거버넌스 등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야 인공지능이 확산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성숙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전략, 데이터, 기술, 인력, 거버넌스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들 지표는 다시 탐색(Exploring)->실험(Experimenting)->도식화(Formalizing)->최적화(Optimizing)->전환(Transforming) 순서로 고도화한다.

엘리먼트AI에 따르면, 현재 AI는 실험단계가 52%로 절반이 넘는다. 이어 탐색(27%), 도식화(14%), 최적화(5%), 전환(2%)로 조사됐다. 음 총괄은 "기술이 큰 요소지만 앞으로 조직, 데이터, 리스크 등이 골고루 준비돼야 인공지능이 확산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음 총괄은 엘리먼트AI에 대한 소개도 했다. 2016년 10월 25일 설립했고, AI 4대 천왕 중 한명인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가 5명의 초기 공동 설립자 중 한명이다. 최고경영자(CEO)는 JF Gagne가 맡고 있다. AI를 활용해 사람 업무를 돕고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내로우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원은 약 350명이고, 이중 200명이 기술인력이다. 박사급 연구원은 80명 정도 된다. 본사는 캐나다 몬트리올이고 서울을 비롯해 싱가폴, 파리, 런던에 사무실(오피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시리즈A ,B를 통해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투자사 중에는 맥킨지, 엔비디아 등이 있고 한국 금융회사(하나금융)도 투자했다.

음 총괄은 "엘리먼트AI는 크게 3가지 일을 한다. AI에 관해 처음부터 끝까지(엔드 투 엔드)를 지원하는 인에이블먼트, 솔루션 개발 및 공급, 리서치 등이다. 이중 리서치가 50% 정도 되고 인에이블먼트가 30%, 솔루션이 2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엘리먼트AI는 엔터프라이즈 AI 제품인 '엘리먼트 OS'라는 솔루션을 개발중이다. 아직 베타 버전으로, 현재는 오케스트레이터만 가능하다. 60개 이상 콤포넌트로 구성한 'E 스토어'도 3분기 중 베타 버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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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총괄은 "인공지능이 알고리즘만 갖고 있다고 되는게 아니라 안정성 등이 중요하다"면서 고객 사례로 도요타 1차 부품공급사인 GIC와 LG전자, 일본 아이신(AISIN)을 들었다. 이중 아이신은 AI를 제조 분야에 적용한 것으로, 용접 에러를 낮추는데 AI가 기여했다. 현재 엘리먼트AI는 국내 모 금융사와 주가 예측 솔루션도 개발중이다.

한편 음 총괄은 시스템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해 액센추어 등에서 약 10년간 전략컨설팅을, 카카오에서 신사업과 전략 파트너 업무를 했고, 2018년부터 엘리먼트AI에서 일을 하고 있다.

장홍성 회장을 비롯한 AIIA 조찬 포럼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