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자급제폰 시장 활성화 속도 붙어

삼성전자 이어 LG전자·화웨이도 합류 전망

홈&모바일입력 :2018/04/25 08:17    수정: 2018/04/25 08:18

국내 자급제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내달 국내에 자급제 스마트폰 출시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외산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 자급제 단말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자급제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 달 공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7 씽큐’의 이통사 단말과 자급제폰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G7 씽큐 자급제 스마트폰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급제 단말기란 이동통신 서비스와 직접 연계되지 않고 판매되는 폰을 가리킨다. 소비자는 단말기를 먼저 구매한 뒤 이동통신 서비스를 골라 가입하면 된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와 소비자 선택의 폭 확대를 위해 자급제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임수정 연구원은 "자급제 시장의 성장은 대개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 보조금 축소,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 증가, 선불 요금제와 맞물려서 이뤄지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자급제폰이 가장 적었던 일본도 2014년 1%대에서 지난해 8%로 급증했는데, 알뜰폰의 성장과 관련 있다. 스페인의 경우 보조금 축소와 맞물려 자급제폰이 꾸준히 성장했다.

G7 씽큐 렌더링 이미지.(사진=더버지)

글로벌 자급제 단말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휴대폰 시장은 아직 자급제 단말기의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자급제 단말기 비중은 ▲신흥 시장 80% ▲유럽의 경우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50% 이상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10%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LG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인 G7 씽큐를 내놓을 경우 프리미엄 자급제폰을 통한 자급제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국내 주력 제조업체 두 곳이 모두 프리미엄급 자급제폰을 내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플래그십 모델 중 처음으로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를 자급제 단말기로 출시했다. 출시 시기와 출고가 등이 이통사 판매 조건과 동일한 갤럭시S9 자급제 모델이 출시되면서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중저가보다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플래그십 모델이 자급제 단말기로 출시될 경우 시장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또 제조사 입장에서는 회사의 첫 대표 제품(자급제 단말기)을 프리미엄으로 선보이고 싶은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외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도 프리미엄 라인업의 자급제 단말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최근 P시리즈 신제품 P20과 P20프로를 해외에서 출시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국내에 중저가 모델만을 출시해왔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 자급제 단말기를 출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출시 시기나 제품 등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된 게 없다"고 말했다.

소니는 2014년 처음으로 엑스페리아 시리즈 스마트폰을 국내에 자급제 단말기로 출시했다. 당시 소니는 엑스페리아Z1을 국내에 출시하려고 했지만, 통신사와의 보조급 협상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자급제 단말기로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와 블랙베리도 국내에 자급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자급제 스마트폰 출시가 확대되면 소비자들의 인식 제고를 통해 외산 업체들도 시장 공략 활로를 한층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서비스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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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자급제 스마트폰 사업의 관건은 유통채널을 보유했는지 여부도 꼽히는데, 유통채널이 있다면 자사 전략을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판매망이 별로 없는 외산 제조사의 경우에는 자급제가 활성화되면 업계의 인식이 달라져 유통채널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업체들은 기존에 이동통신사가 해왔던 판매 전략, 유통망 구축 등을 새롭게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도 생기는 것"이라며 "자급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업계에도 하나의 기회가 생긴 것이나 다름이 없지만, 아직 초기이기 떄문에 기회에 대한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