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의 네웹소설] 욕망도 사랑일까?...‘울어봐, 빌어도 좋고’

중세 유럽풍 배경, 절절한 인물 심리 묘사 매력포인트

인터넷입력 :2020/02/12 10:07    수정: 2020/02/12 11:47

누군가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사랑일까, 아니면 단순한 욕망일까? 욕망도 사랑이 될 수 있을까. 네이버 시리즈에서 서비스 중인 웹소설 '울어봐, 빌어도 좋고'를 읽다 보면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사랑해서 욕망하는 것인지, 욕망하는 마음이 사랑인지. 독자들을 답이 없는 질문으로 빠지게 만든 솔체 작가의 매력이 담긴 작품이다.

주인공 ‘레일라 르웰린’(이하 레일라)은 천애 고아로, 어머니는 바람이 나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도망갔다. 아버지는 부인이 도망갔다는 사실에 낙담해 술로 세월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레일라는 11살에 고아가 돼 까마득한 친척이자 베르크 제국 최고의 명문가 '헤르하르트' 귀족 저택의 정원사로 일하는 '빌 레머'에게 맡겨진다.

레일라가 헤르하르트 가문의 차기 주인 ‘마티어스 폰 헤르하르트 공작’(이하 마티어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그를 '물새 깃털' 같은 목소리를 한 남자라고, 마티어스는 레일라를 자신이 사냥한 새를 울면서 묻어주는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짧게 지나갔지만 이후에는 아주 지독하면서 강렬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괴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네이버 시리즈 웹소설 ‘울어봐, 빌어도 좋고’

마티어스는 태초에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채로 태어나 무언가를 원한 적도, 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레일라는 달랐다. 원하면 원할수록 달아나려고 하는 모습에 마티어스는 애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레일라 또한 원치 않는 일에 자꾸만 얽히게 되며 그에게서 도망가려 하지만 매번 날개가 꺾이며 도망가는 데 실패한다. 그렇게 서로를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이 이야기는 사랑과 욕망의 한 끗 차이를 다루며 독자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든다.

'울어봐, 빌어도 좋고'는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자연 친화적이고 고전적 배경의 특징을 살린, 솔체 작가의 유려한 필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결 같이 레일라를 바라보던 또 다른 주인공 ‘카일 에트먼’(이하 카일)의 가슴 절절한 편지는 레일라뿐 아니라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기 손색없다. 헤르하르트 가문의 아름다운 저택 '아르비스'를 묘사하는 문장을 읽다 보면 저마다 꿈꾸는 천국 같은 풍경이 머릿속에 절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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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투박하지만 마음은 따뜻한 정원사 빌 레머. 레일라를 불쌍한 고아 소녀로 보지 않고 아름답고 따뜻한 소녀로 보고 기꺼이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준 카일. 그들이 주는 사랑으로 다정하고 바르게 자란 레일라. 그리고 정원사의 수양딸인, 자신에게 걸맞지 않은 레일라를 두고 고민하는 마티어스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약혼녀 클로딘. 그들의 이야기가 솔체 작가의 수려한 문체와 감정 묘사 등으로 재탄생 돼 거대한 서사를 이룬다.

마치 중세시대 유럽의 풍광을 떠올리게 하는 '울어봐, 빌어도 좋고'는 광활한 아르비스의 숲, 그리고 별빛처럼 반짝이는 강물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욕망과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내 독자들의 마음에 뜨거운 바람을 전해준다.